금융당국, '포용금융 TF 가동' 예고…신용평가·여신시스템 손질 검토
포용금융추진단 이달 킥오프 회의…시민단체·사회활동가 참여 검토
신용평가 체계 손질 '금리단층' 해소…"안전한 온실 속 갇히지 않게"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금융위원회가 이달 중 '포용금융추진단'(가칭)을 출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잔인한 금융' 문제 해소를 위해 신용평가시스템과 은행 여신시스템 전반을 손볼 예정이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 4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고 금융 양극화 문제 해결과 포용금융 확대 등을 논의했다. 이달 중 관련 정책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포용금융추진단 킥오프 회의를 열 예정이다.
추진단에는 금융정책국, 금융산업국, 금융소비자국 등 금융위 내 핵심부서 등이 참여한다. 금융위는 추진단에 시민단체와 사회활동가 등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존 금융권과 신용평가사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금융의 모습을 구상하겠다는 것이다.
추진단은 최근 이 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금융의 공적 기능 문제의식을 표출하며 속도가 붙었다. 이 대통령은 6일 국무회의에서 "(금융권의) 공공성이 너무 취약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책실장이 '금융기관은 준공공기관이다' 아주 잘 지적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김 실장은 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 '금융의 구조 시리즈'라는 이름으로 총 4개의 게시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 실장은 "한국 금융은 거대한 성채와 같다"며 "성안에는 낮은 금리를 누리는 고신용자들이 안온하게 머물고, 성벽 바깥 '성저십리'(城底十里)에는 금융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두텁게 산재해 있다. 이 견고한 이중 구조가 우리 금융의 서글픈 민낯"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추진단은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의 '금리 단층' 문제의 해법으로 신용평가 체계를 손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실장은 현재의 신용평가 시스템을 과거만 보고 평가하는 '낡은 틀'이라며 과감히 넓혀야 한다고 했다.
추진단은 과거 이력 중심의 획일적 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납세나 소비 등 비금융 대안정보를 참고해 차주의 미래 상환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반영하는 대안적 평가 모델 도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이력이 부족하더라도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신용도를 측정하고 금리 수준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 재정립도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출범 당시 내세운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 공급보다 우량 고객 위주의 영업에 치우쳐 왔다는 지적에서다. 김 실장은 "금융에서 가장 무거운 책임은 규제가 아니라 면허에 따른 책임이고 '체리피킹은 인터넷은행의 사명이 아니다"라고 했다.
고신용자 위주 대출 영업을 하며 중저신용자에게는 문턱을 높인 은행 여신시스템도 손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실장은 "가계대출이 고신용자라는 안전한 온실 속에만 갇혀 있지 않도록 대출의 구성을 흔들어야 한다"며 "은행이 자기 문제로 고민하기 시작할 때 진짜 금융의 근육이 생긴다"고 했다.
다만 경기 한파 속에 연체 위험이 높은 차주의 대출을 늘렸다간 부실이 은행권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년 넘게 금융당국도 넘지 못한 벽인 만큼 이번에도 실효성 있는 결과가 나올지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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