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리피킹' 저격당한 호실적 인터넷뱅크, 중저신용 대출 실적 보니
카카오뱅크 '역대 최대' 실적, 케이뱅크도 작년의 2배로
중저신용 대출 비중 30%대…비금융 데이터, 신용평가에 적용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체리피킹은 인터넷은행의 사명이 아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인터넷은행을 향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공개 압박하고 나섰지만, 인터넷은행들은 이미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포용금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연체 기록이 아닌 택시 이용·도서 구매 이력까지 활용하는 대안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1분기 일제히 호실적을 냈다. 카카오뱅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8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케이뱅크 역시 1분기 순이익이 161억 원에서 332억 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과 정책대출 확대, 플랫폼·수수료 사업 다각화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다만 인터넷은행이 출범 당시 ‘중·저신용자 포용’을 명분으로 은행업 인가를 받은 만큼, 여전히 우량 차주 중심 영업에 치우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김 실장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서 “‘체리피킹’(자신에게 유리한 것만 취하는 것)은 인터넷은행의 사명이 아니다”라며 “그들이 가진 데이터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냈는지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은행들이 보유한 플랫폼·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보다 적극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실제 인터넷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이미 웃돌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중·저신용 대출 신규 취급 비중은 45.6%, 잔액 기준 비중은 32.3%로 목표치를 상회했다. 출범 초기인 2020~2021년만 해도 잔액 비중이 10%대에 그쳤지만, 2023년 말 기준 30.4%, 2024년부터는 매년 32% 넘게 늘었다. 누적 공급 규모만 16조 원에 달한다.
케이뱅크도 1분기 기준 중저신용대출 평균 잔액 비중(31.9%)과 신규 취급 비중(33.5%) 모두 규제 기준인 30%와 32%를 웃돌았다. 신규 취급 비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난해 1분기 26.3%에서 2분기 38.2%로 큰 폭 늘었고 3분기와 4분기에도 34%를 웃돌았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4.9%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를 더 높일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신규 취급액 기준 목표 비중을 지난해 30%에서 올해 32%, 2027년 34%, 2028년 35%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보고했다.
인터넷은행들은 차별화된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롯데멤버스·교보문고·카카오모빌리티 등의 데이터를 결합한 대안 신용평가모형을 자체 개발해 운영 중이다. 교보문고 도서 구매 이력이나 카카오택시 이용 패턴 등 비금융 데이터를 반영해 기존 금융이력이 부족한 차주를 추가 발굴하는 방식이다.
기존 금융정보 중심 심사로는 대출이 거절됐던 고객 가운데 대안정보 기반 심사를 통해 추가 선별된 중저신용자에게 공급된 대출 규모만 1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인터넷은행만으로는 중저신용자 금융 공급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은행 3사의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은 약 74조 원으로, 5대 시중은행(768조 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적극 확대하고 있지만 절대적인 규모에는 한계가 있다”며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서는 결국 시중은행 역할도 함께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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