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증시' 호황에 금융지주 지각변동…농협금융, 우리금융 제치고 '4위'

NH투자증권 2082억·우리투자증권 140억…증권 실적에 '희비'
우리금융, 일회성 비용에 주춤…우리투자증권에 1조 유상증자

22일 서울 시내 은행 ATM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2026.2.22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NH농협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순이익 기준 우리금융그룹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기록적인 'K-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증권 계열사의 실적 차이가 금융지주 순위까지 뒤흔드는 지각변동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금융이 대규모 일회성 비용 증가로 주춤한 사이, 농협금융은 NH투자증권의 호실적을 앞세워 순위를 끌어올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1.7% 증가한 8688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같은 기간 6038억 원을 기록한 우리금융을 앞서며 5대 금융지주 가운데 4위로 올라섰다.

양사의 희비를 가른 것은 일회성 비용 증가와 비이자 이익 부문이었다. 농협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2조 1143억 원, 비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51.3% 증가한 9036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이 55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지만 NH투자증권이 2082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146.9% 급증했다. 기록적인 오천피를 넘어 육천피까지 돌파하며 증시 호황이 두드러진 1분기 증시 거래대금 확대와 투자심리 회복의 수혜가 그룹 실적으로 직결된 셈이다. 증권업 호황이 전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반면 우리금융은 1분기 순이익 6038억 원으로 전년 동기(6167억 원) 대비 2.1% 줄었다. 5대 금융그룹 중 유일한 역성장으로 시장 추정치(7000억~8000억 원)도 크게 밑돌았다.

핵심 원인은 증권 부문의 한계였다. 지난 2024년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인허가 지연 등으로 몸집을 키울 시간이 부족했고 결국 증시 호황의 과실을 누리지 못했다.

1분기 순이익은 140억 원으로 NH투자증권의 20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증가율은 976.9%로 높았지만 절대 규모의 차이가 그룹 전체 순위를 갈랐다.

우리금융이 우리투자증권에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도 이 같은 비은행 포트폴리오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우리금융은 "증권업은 지속적인 자본 확충 계획을 통해 업권 내 시장 지위 제고를 꾀할 예정"이라고 했다.

은행 부문 실적도 부진했다. 핵심 계열사인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22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했다. 해외 법인 충당금 1380억 원과 명예퇴직 비용 1830억 원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이다.

이번 1분기 성적표는 주력인 은행보다 증권 계열사의 존재감이 커진 금융지주 경쟁 구도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증시 활황이 이어질 경우, 금융지주 순위 경쟁 역시 증권사가 좌우할 가능성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농협금융과 우리금융의 4위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우리금융이 3조 1243억 원으로 농협금융(2조 5112억 원)을 크게 앞선 만큼, 연간 순위까지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일회성 비용과 시장 변동성 요인이 해소되면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우리투자증권 자기자본 순위는 16위 정도로, 증자를 내달 마무리하면 11위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