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투자 괜찮나"…금감원, 금융소비자 위험요인 전방위 점검

"ELS 사태 재발 땐 감경 없다"…고위험상품 강력 제재 예고
전산시스템 오류도 점검…이찬진 "사후 아닌 선제 대응으로 전환"

사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깃발이 휘날리는 모습. 2018.4.17 ⓒ 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금융감독원이 중동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빚투 증가·고위험 금융상품 판매·전산사고 등 금융소비자 위험 요인을 점검하며 선제 대응에 나섰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제1차 소비자위험 대응 협의회'를 개최하고 금융소비자 관련 주요 현안 사항을 논의했다.

소비자위험 대응 협의회는 소비자보호 감독체계 구축을 위해 마련된 금감원 내 최고위급 협의 기구로 금융소비자 관련 중대 위험 요인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결정하기 위해 정례 운영될 계획이다.

"빚투 적정한 수준인지 중점 논의…종합해서 분석 대응"

먼저 금감원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빚투(빚내서 투자)를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금감원은 금융시장 과도한 대출 및 레버리지 투자로 소비자가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제기됐다며 증권사가 신용거래의 핵심위험을 소비자에게 충실히 설명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신용대출·예금담보대출, 스탁론, 카드론 등 전 금융권에 걸친 잠재적 빚투 요인을 점검해 여신상품의 한도 및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지도해 지나친 쏠림에 대비하도록 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빚투가 적정한 수준인지, 속도 조절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 중점적으로 논의했다"며 "권역별로 나뉘어 있는 위험군을 종합해서 분석 대응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6 ⓒ 뉴스1 이광호 기자
ELS 판매 시 위험 충실히 설명…"감경 더 이상 없다"

증시로의 머니무브 가속화로 주가연계증권(ELS) 및 보험사의 변액보험 판매 증가에 따른 우려도 주요 논의 대상에 올랐다. 금융회사가 단기 실적을 위해 고위험상품을 권유하거나 불완전판매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ELS 판매 시 소비자에게 핵심 위험을 충실히 설명하도록 하고 위험 요인 확산 우려 시에는 즉각 소비자경보를 발령하도록 조치했다. ELS 판매사 간담회를 개최해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 강화를 당부하고 기존 고위험상품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고위험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 등을 중점 점검하고 위규 사항 적발 시 은행권 ELS)제재에 준하는 강도 높은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태 제재 관련해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초기였고 자율배상 노력을 감안해 여러 가지 감경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다음에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일절 감경을 고려하지 않고 법에서 정한 제재 수준을 그대로 부과할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전산시스템·보험 판매수수료·가상계좌 등 전방위 점검

이외에도 전산 시스템 오류와 금융사고 가능성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최근 거래소 및 일부 금융회사에서 전산 장애가 잇따르자 금감원은 24시간 금융사고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중대 사고 발생 시 즉각 현장검사와 연계하도록 조치했다. 금융회사에는 전산장애를 예방하기 위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보험 판매수수료 제도 개편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도 논의했다. 이직한 설계사가 기존 고객의 계약 승환을 권유하는 등 불완전판매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금감원은 보험 모집질서 혼탁 행위에 대해 긴급 검사를 실시해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또 가상계좌 등을 이용한 보이스피싱과 같은 민생 침해 행위에 대한 대응 방향도 논의했다. 카드사에는 가상계좌 관리 강화를 요구하고, 은행권에는 중고 거래 범죄 악용 가능성이 높은 고액 자유적금계좌 등의 과도한 개설을 제한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조치했다.

이 원장은 이번 협의회를 통해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이 그간 사후 구제 중심의 소비자 보호 업무방식에서 탈바꿈해 철저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기민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대강당에서 열린 2026년 업무계획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아 적고 있다. 이 원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소비자보호를 금감원의 최우선 가치로 확립하면서도 대내외 불확실성 속 금융시장 안정성을 흔들림 없이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2026.2.9 ⓒ 뉴스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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