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부터"…6% 뚫린 주담대 금리 '30년 고정' 뒤로 밀린다
당국, 李 꽂힌 다주택자 대출 규제부터 '올인'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금리 6%대 '실효성' 부담도
- 전준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함께 공개할 계획이었던 30년 초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활성화 방안이 뒤로 밀리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대출 규제를 강력 지시,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더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1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애초 2월 말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며 '장기 고정금리 활성화를 위한 TF'가 마련한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활성화 방안도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잠정 보류했다.
당국이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는 이유는 가계부채의 구조적 체질 개선과 금융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재 정책대출의 경우 최장 50년 장기·고정금리 주담대가 있는 것과는 달리 은행권 내에서는 5년 혼합형, 5년 주기형 주담대가 대부분이다.
변동금리 비중이 높으면 시장 금리가 오를 때 차주(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고, 대외 경제 충격으로 금리가 급등할 때 금융 시스템 전체의 부실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이에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30년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도입을 위한 청사진을 함께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다주택자 대출 규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며 우선순위에서 밀리게 됐다.
이 대통령이 2월 설 연휴 직전부터 다주택자의 대출 연장을 '혜택'으로 규정하며 문제를 제기, 강력한 대책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위원회는 다주택자·임대사업자에 대한 대출 현황 파악을 마치고 본격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 중이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서울·수도권 아파트 대출 만기 연장을 중단하면, 연내 수도권에서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규모와 맞먹는 1만 가구 이상 매물이 나올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가장 시급한 과제는 주택 시장 안정화"라며 "30년 초장기 고정금리 주담대의 경우 시장 안정화와 직결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발표 시점을 다시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상황에서 30년 초장기 고정금리 상품의 실효성 문제도 있다. 현재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상단이 6%를 넘어섰는데, 이보다 더 높은 금리의 30년 고정금리 상품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쉽지 않아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주담대 금리 수준을 보면, 금융당국이 초장기 고정금리 활성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더라도 민간 금융사가 적극적으로 상품을 출시할 수 있을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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