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구제, '가상자산'도 된다…의심 계정 즉시 정지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가상자산거래소, 금융사 수준 보이스피싱 방지 의무

2023년 10월 서울 강북경찰서에서 경찰이 국내에서 가상자산을 매수 후 해외 거래소에서 팔아 수백억원의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국제 환치기 범죄조직으로부터 압수한 현금 및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2023.10.23 ⓒ 뉴스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고도화됨에 따라 범죄자가 피해자의 가상자산을 직접 탈취하거나, 탈취한 현금을 가상자산으로 전환해 자금을 세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피해구제 대상 자산 범위를 금전에서 가상자산으로 확대하는 등 내용의 법 개정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 (이하 통신사기피해환급법)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가상자산거래소에 금융회사와 동일한 수준의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구제 의무를 부과한다.

은행, 증권사 등 일반 금융회사가 보이스피싱 의심 거래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거래 지연이나 지급정지 등 조처를 하는 등 보이스피싱 방지 의무를 이행해 온 것과 달리 가상자산거래소는 현행법상 별다른 의무를 지지 않고 있어 신속한 범죄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앞으로는 가상자산거래소는 가상자산 거래의 목적을 확인해야 하고, 보이스피싱 의심 자금이 유통되는지 상시 감시해야 한다. 범죄가 의심될 경우 즉시 해당 계정을 지급정지하는 등 적절한 조처를 한 후 피해자에게 피해 자산에 대한 환급을 지원해야 한다.

가상자산거래소도 2025년 10월부터 운영 중인 'ASAP'(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에 보이스피싱 의심 거래 관련 정보를 공유하게 되어 기관 간 유기적인 공조 체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피해구제 대상이 되는 자산의 범위를 현행 '금전'에서 '가상자산'까지, 확대한다.

그간 피해자가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것으로 보는 자산의 범위가 '금전'으로 한정되어 있어 피해자가 가상자산을 직접 탈취당한 경우는 적절한 구제를 받기 어려웠다.

피해자에게 환급할 수 있는 자산의 범위에도 가상자산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범죄자가 피해자의 금전을 가상자산으로 전환한 경우는 피해자에게 충분한 환급이 제한되는 어려움이 있었다.

개정안은 자산의 범위를 가상자산까지 확장해 범죄 과정에서 가상자산이 연루된 모든 경우에 대해 피해자가 충분한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가상자산 환급 시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절차를 도입한다.

가상자산 거래 경험이 많지 않은 피해자들이 가상자산을 환급받을 경우 환전 등에 어려움을 겪어 충분한 재산 회복의 이익을 누리기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개정안은 피해자가 희망하는 경우 가상자산거래소가 해당 가상자산을 매도해 가상자산이 아닌 현금(매도 대금)으로 지급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했다.

개정안은 법률 공포 6개월 후인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법 시행 전까지 세부적인 기준과 절차 등을 담은 하위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마무리할 계획이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