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교체 '소폭'…지배구조 압박에도 신중 모드
4대 금융, 대폭 물갈이 대신 26%만…전문성·다양성 보강
지배구조 선진화 TF 발표 앞두고 소폭 재편 "방향성 제시 필요"
-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금융지주들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잇달아 사외이사를 교체하며 이사회 재편에 나섰다. 다만 금융당국의 자율 개선 주문에도 사외이사 교체 폭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임기가 만료되는 사외이사에 대한 재추천 및 신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했다.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 사외이사 70% 이상이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실제 교체 폭은 1~2명에 그쳤다. 임기 만료를 앞둔 23명 중 6명(26%)만 바뀐 것이다.
구체적으로 우리금융은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3명 중 2명을 교체했고, 하나금융은 8명 중 1명만 바꿨다. KB금융 역시 5명 중 1명만 교체하는 선에서 인선을 마무리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이날 이사회에서 임기 만료 사외이사 7명 중 2명만 교체했다. 추천된 후보들은 이달 개최되는 2026년 정기 주주 총회의 결의를 거쳐 사외이사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주주 총회는 △우리금융(23일) △하나금융(24일) △KB금융(26일) 순으로 예정돼 있다.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는 금융당국의 압박에도 금융지주들은 대대적인 물갈이 대신 금융당국이 강조한 분야를 강화하는 '부분 조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반적으로 학계 중심 구성을 다변화하고, 산업·기술·법률 등 실무형 사외인사를 확대하며 전문성과 다양성을 높였다.
KB금융은 법률 전문가를 신규 추천하며 이사회 내 법률·규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기존 교수 출신 비중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하나금융은 금융소비자보호 분야 전문성을 보강했고 우리금융은 인공지능(AI) 전문가를 영입해 디지털 금융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췄다. 신한금융은 은행전문가인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과 회계전문가인 임승연 교수를 추천하며 내부통제 조언 및 견제에 대한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했다.
금융당국의 주문과 비교하면 이번 조치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국내 금융지주의 '주인 없는 회사'라는 특성상 최고경영자(CEO) 셀프 연임 관련, 이사회와의 참호 구축이 지속되고 있다"고 공개 질타한 바 있다.
회장 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도입하는 방안도 거론됐지만 현재까지 이를 반영한 금융지주는 아직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금융지주들은 당국이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 빠르게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BNK금융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선진화 TF 논의 결과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관련 내용을 정관에 신속히 반영하겠다"고 했다.
다만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내부 체계를 바꾸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명확히 방향성을 제시해 주지 않아 답답함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 지배구조 선진화 TF는 이달 중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한 검사 결과와 개선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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