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꿈의 오천피' 사수하라…4대 은행 딜링룸 '불꽃 전쟁'

'독주' 하나은행 추격하는 국민·신한·우리은행
수십억 들여 딜링룸 리모델링…본점 1층 '대형 전광판' 설치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5000을 돌파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22/뉴스1

(서울=뉴스1) 김도엽 김근욱 기자 = 국내 증시가 22일 꿈의 코스피 5000포인트(P) 시대를 열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딜링룸' 사수 전쟁이 치열하다. 70년의 증시 역사를 새로 쓰며 국민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자, 은행명이 담긴 '딜링룸' 노출에 은행권이 홍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다.

딜링룸은 트레이딩룸, 프런트 오피스 등으로도 불리며 거래자가 모여 주문을 내는 동시에 트레이더들이 거래를 수행하는 전용 공간을 의미한다. 실시간 주가·환율이 표시돼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전광판' 역시 딜링룸 안에 자리 잡고 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장중 5000p를 넘으며 개장하자 직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6.1.22/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나은행'이 딜링룸 노출을 사실상 독차지했다. 과거 외환 거래를 주로 담당한 외환은행을 인수·합병한 하나은행이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증시가 들썩이는 날 언론의 접근이 쉬울 뿐만 아니라, 오랜 경험으로 홍보 노하우까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엔 수십억 원을 들여 면적 2095㎡, 좌석 126석의 국내 최대 규모 딜링룸 '하나 인피니티 서울'을 개관하며, '딜링룸은 하나은행'이란 이미지를 굳히기도 했다. 옛 외환은행 본점에 있던 딜링룸을 하나은행 본점으로 옮긴 대대적인 공사였다.

다만 최근 들어 이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하나은행의 독주 체제를 추격하는 다른 은행들의 행보가 연이어 이어지면서다.

우리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장중 5000p 돌파 문구가 게시돼 있다. (우리은행 제공)(우리은행 딜링룸)

우리은행은 지난해 서울 중구 본점에 20억 원을 들여 딜링룸 리모델링을 한 데 이어 1층 로비에 48m 고화질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10층에 딜링룸이 있으나, 촬영 편의를 감안한 조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공사를 통해 서울 중구 본점 1층에 전광판을 설치했다. 기존에는 본점 2층에 딜링룸이 있었으나, 촬영이 용이하게 수십억 원을 들여 1층에 전광판을 설치했다. 모델 역할의 은행원이 상시 대기해 촬영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들어선 매일 딜링룸 사진을 배포하는 등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로비에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5000을 돌파하고 있다. (신한지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22/뉴스1

국민은행도 지난 2018년 무려 80억 원가량을 들여 대규모 딜링룸 리모델링을 실시한 바 있다. 서울 여의도 본점에 자리 잡고 있어, 광화문에 주로 위치한 언론사와 거리가 있다 보니 주목도가 덜했으나, 최근 들어선 신한은행과 같이 매일 딜링룸 사진을 배포하는 등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식 시장에 관심도가 높아져 주요 노출 수단으로 딜링룸을 활용하고 있다"며 "구축만 해두면 큰 비용 없이도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라고 전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