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양종희 "생산적 금융으로 부가가치 창출…패러다임 전환 이뤄야"

[신년인터뷰]"시가총액 '50조 첫 달성' 가장 가치있는 성과"
"집값 상승 자극하는 투기 수요 대출 제한…생산적 금융 확대 노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별관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을 위한 금융기관간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공동취재) 2025.1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생산적 금융은 특정 산업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니라, 국민경제에 활력을 높이는 모든 산업과 기업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광의의 관점에서 해석해, 첨단 전략산업 뿐만 아니라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까지 균형 있게 금융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1일 <뉴스1>과의 신년 서면 인터뷰에서 "생산적 금융은 사회 전반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자본을 배분해 온 금융 본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 회장은 지난해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50조 원' 달성이 가장 가치있는 성과라며 운을 띄우면서도, 그간 금융기관이 자금 공급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 재무지표 중심으로만 접근한 측면이 없었는지 돌아보겠다고 했다.

앞서 KB금융은 정부의 생산적·포용 금융 확대 기조에 발맞춰 올해부터 5년간 110조 원을 공급하기로 밝혔다. 생산적 금융에 할당한 93조 원 중 68조 원을 전략산업융자(기업대출)에 활용하며, 25조 원은 국민성장펀드 10조 원, 그룹 자체투자 15조 원 등에 투입한다.

양 회장은 "산업과 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심사 역량과 리서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국가·사회적으로 중요한 산업은 금융지원에 있어서도 우대받을 수 있도록 내부제도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AI, 반도체 등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첨단 산업에 대해서는 기업의 성장 단계와 특성을 고려해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양 회장은 일회성 지원책이 아닌 KB금융 체질 자체를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영 전략 방향도 '전환'과 확장'으로 꼽으며, "생산적 금융을 구현하기 위해 영업체계와 본부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하고, 비대면 중심의 채널 모델과 비즈니스 체계로 전환해 고객 접점과 운영 효율을 함께 높여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상 위협 요인으로는 △고환율 기조 지속시 내수 물가 부담 및 중소기업의 취약성 심화 △중국의 과잉생산에 따른 저가 공세로 국내 주력 산업의 경기 둔화 위험 △미국 증시 및 AI 관련 자산의 고평가 논란 등 세가지를 꼽았다.

이를 타개할 해결책 역시 경영 전략 방향과 동일하다고 보면서 △사업방식의 전환 △고객과 시장의 확장 △고객 신뢰 등을 제시했다.

양 회장은 "새로운 시장과 고객으로의 확장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며 "시니어와 중소법인 등 전략 고객군에 대한 그룹의 시장지배력을 넓히면서, 디지털자산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와 지분투자 및 전략적 제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 영역 확대를 추진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X를 가속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연말까지 그룹 주요 59개 업무영역 내 300여개의 'AI 에이전트'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양 회장은 "KB AI 전략에 기반해, 전 업무영역에 걸쳐 AI를 통한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비즈니스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품질 데이터'가 AI 시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핵심요인이라는 공감대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AI 친화적인 데이터 정비 및 새로운 데이터운영모델 도입 등 '데이터 현대화'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외부 기술환경 변화에 신속 대응하고 내∙외부데이터 활용성을 높여 지속가능한 AI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과의 일문일답.

-2025년 거둔 성과 중 가장 가치있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금융사 전반에 대한 재평가 속에서 금융지주 최초로 시가총액 50조 원을 달성한 점이다. KB금융은 '밸류업 프레임 워크'를 통해 시장과 약속한 원칙에 따라 주주환원을 성실히 이행하는 동시에 본업의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는 성장에 집중해 투자자 신뢰를 높이고자 했다.

또 하나 의미있게 생각하는 부분은 일과 가정이 조화를 이루는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사회적으로도 평가받아 가족 친화적 기업문화 조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점이다. 육아휴직 2년을 모두 사용한 직원에게 재채용 조건부 육아퇴직 제도를 도입하고, 초등 돌봄교실과 소상공인 대상 아이돌봄 서비스 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해 온 노력을 인정받았다. 앞으로도 사회적 신뢰에 부응하는 역할을 차분히 이어가야 한다는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2026년 금융권 최대 화두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실물경제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과, 금융 전반의 구조와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AI 중심의 대전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금융사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올해 KB금융의 경영전략방향은 '전환'과 '확장'이다. 우선 새로운 환경과 트렌드에 부합하는 비즈니스 모델과 일하는 방식으로의 실질적인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생산적 금융을 구현하기 위해 영업체계와 본부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하고, 비대면 중심의 채널 모델과 비즈니스 체계로 전환해 고객 접점과 운영 효율을 함께 높여 나가고자 한다.

새로운 시장과 고객 확장에도 힘을 쏟을 것이다. 시니어와 중소법인 등 전략 고객군에 대한 그룹의 시장지배력을 넓히면서, 디지털자산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와 지분투자 및 전략적 제휴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비즈니스 영역 확대를 추진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2026년 경영상 위협 요인과 위기 극복을 위한 키워드 각각 3가지를 꼽는다면

▶성장 회복이 반도체와 수출 중심으로 나타날 경우 내수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것, 중국의 과잉생산에 따른 저가 공세로 주요국의 무역장벽이 강화되고 수출 품목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국내 주력 산업에 경기 둔화 위험이 있는 것, 미국 증시 및 AI 관련 자산의 고평가 논란 등이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 역시 세 가지다. 우선 사업방식의 전환이다. 환경 변화에 맞게 금융의 역할과 운영 방식 전반을 재설계해야 한다. 또 고객과 시장의 확장 차원에서 기존 고객과 사업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고객군과 시장으로 성장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끝으로 고객 신뢰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금융사의 경쟁력은 신뢰에서 나오며, 소비자 보호와 리스크 관리를 기반으로 한 신뢰 구축이 모든 전략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정부의 가계대출 강화 기조 속 내년도 가계대출 운용 계획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금융소비자의 원활한 자금계획 수립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실제 자금수요와 상환능력에 기반한 여신심사를 강화할 것이다. 가계부채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할 예정이다. 주택시장 등 가계대출 시장 변화 모니터링 및 관리활동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투기 수요에 가계대출이 지원되지 않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은

▶생산적 금융은 사회 전반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자본을 배분해 온 금융 본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은 안 하던 것을 새롭게 시작한다기 보다는, 그간 금융이 수행해 온 기능을 더 넓고 적극적으로 실행해 나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금융기관이 자금 공급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 금융기관의 관점이나 재무제표 중심으로 접근해 온 측면은 없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산업과 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심사 역량과 리서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국가·사회적으로 중요한 산업은 금융지원에 있어서도 우대받을 수 있도록 내부제도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AI, 반도체 등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첨단 산업에 대해서는 기업의 성장 단계와 특성을 고려해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특히 생산적 금융은 특정 산업에만 국한된 개념이 아니라, 국민경제에 활력을 높이는 모든 산업과 기업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업종이 도·소매업이라 하더라도, 고용을 창출하고 소상공인의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 충분히 생산적 금융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생산적 금융을 보다 광의의 관점에서 해석해, 첨단 전략산업 뿐만 아니라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까지 균형 있게 금융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에 건의할 내용은

AI와 클라우드 등 외부 기술 발전을 금융 현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철저한 보안을 전제로 한 망분리 규제의 합리적인 완화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고객에게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와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한편, 금융기관의 운영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금융소비자 보호와 정보보안을 전제로 한 금융그룹 계열사 간 데이터의 제한적·책임 있는 공유에 대해서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계열사간 데이터 공유가 허용된다면 다양한 금융서비스와 상품을 통해 고객 가치를 높이는 금융그룹 본연의 목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2026년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금융사의 경쟁력은 결국 신뢰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이런 신뢰의 출발점은 소비자보호며, 2026년에는 소비자 보호를 기반으로 한 신뢰 구축을 그룹 경영의 핵심 목표로 삼고자 한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