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평균 환율, '관세 전쟁' 4월보다 높았다…남은 3일 향방은

'트럼프 관세 쇼크' 4월 평균 환율 1441.9원
23일 이후 3거래일 만에 40원 이상 '급락'

정부의 외환 수급대책 발표 이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25일 서울 명동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2025.12.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연말 들어 계속된 고환율 추세에 12월 평균 환율이 올해 월평균 환율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트럼프 관세 쇼크로 외환 시장 변동성이 컸던 지난 4월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다만 정부의 적극 개입으로 23일 이후 3거래일 만에 40원 이상 급락했는데, 연내 남은 3거래일 동안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12월 평균 환율 1470원대…'관세 전쟁' 4월보다도 높았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6일까지 집계한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12월 달러·원 월평균 환율은 1470.5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월평균 환율 가운데 최고치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며 장중 연고점을 기록한 지난 4월 평균 환율(1441.9원)도 웃돌았다.

올해 초 달러·원 환율은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겹치며 급등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12월부터 계속된 계엄 정국에 따른 국정 운영 공백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촉발한 무역 갈등이 올해 상반기 내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월에는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87.6원까지 오르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환율은 한때 1300원대까지 하락했으나 10월 이후 환율은 재차 1400원선을 넘어섰다. 올해 월평균 환율은 △11월 1460.4원 △4월 1441.9원 △3월 1457.9원 △1월 1455.5원 △2월 1445.5원 △10월 1424.8월 순으로 높았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올해 연평균 환율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25일까지 집계된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원으로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의 기존 최고 기록인 1394.9원을 넘어섰다.

연말 앞두고 응급조치 나선 정부…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면제

정부는 연말을 앞두고 환율 변동성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연말 종가 환율은 기업과 금융기관이 내년도 재무제표 작성 시 적용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개인 해외투자 수요가 환율 변동성을 키운다는 판단 아래 '서학개미'를 겨냥한 환율 안정화 조치도 내놓은 상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4일 해외주식 매도 금액 최대 5000만 원까지 양도소득세를 비과세하는 '국내 투자·외환 안정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서학개미의 국내 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복귀 시기에 따른 혜택도 차등 부여했다. 내년 1분기에 국내로 복귀하면 100%, 2분기에는 80%, 하반기에는 50%의 세액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정책 효과 나타나지만…'美 금리 인하' 여부 따른 달러 강세 변수

이러한 조치에 연내 환율이 더욱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오후 3시 30분 종가 기준 달러·원 환율은 1440.3원으로, 1483.6원을 기록했던 지난 23일 이후 3거래일 만에 40원 이상 떨어졌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 당국의) 지속적인 구두 개입에 이어 외환시장 안정 조치가 연달아 발표되면서 1500원에 근접했던 환율은 1400원 중반으로 단번에 되돌려졌다"며 "외화 유동성 공급 확대와 더불어 구조적인 수급 불안 요인인 해외투자 자금 환류를 유도하는 정책이 동반돼 단기적으로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글로벌 통화 흐름과 미국의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환율 상단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 부담과 수입업체 결제 등 실수요 매수세는 환율 하단을 제약하는 요인"이라며 "미국 고용 경기가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질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하며 강세 압력이 재차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