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웃돈 연평균 환율 '역대 최고'…금융지주 자본관리 부담도 '껑충'
'1300원대' 1998년 연평균 환율도 뛰어넘어
금융지주 RWA 관리 시험대…"주주환원 영향 가능성"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달러·원 고환율 장기화로 올해 연평균 환율이 1420원대를 넘어서며 IMF 외환위기 당시의 기록도 능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 기조가 연말을 넘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은행권의 자본비율 관리 부담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올해 초부터 지난 22일까지 환율 평균 가격은 1421.41원을 기록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8년의 연평균 환율인 1394.9원을 뛰어넘은 수준으로, 올해 원·달러 연평균 환율은 1998년 기록을 상회해 역대 최고를 기록할 전망이다.
올해 초 달러·원 환율은 국내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급등 흐름을 보였다. 대내적으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국정 운영 공백이,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과 관세 전쟁 재점화 가능성이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4월에는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87.6원까지 오르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환율은 한때 1300원대까지 하락했으나 10월 들어 환율은 재차 1400원선을 넘어섰고 지난 17일에는 4월 이후 처음으로 1480원대에 다시 진입했다.
계속되는 환율 장기화에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부담 또한 늘어 주주환원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위험가중자산(RWA)은 1449조 3095억원 수준이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5대 지주의 RWA가 1417조 1013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3% 늘어났다.
환율이 상승하면 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커져 RWA 규모가 늘어나는데, RWA가 급격히 불어날 경우 은행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자본비율인 CET1 비율 등 자본적적성 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 외화자산과 부채의 원화 환산액이 커지면 CET1 비율의 분모인 RWA이 불어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CET1 비율이 약 0.01~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본다.
시장에서는 환율 고점이 계속될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도 은행권의 자본비율 관리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본비율이 규제 수준을 크게 밑돌 가능성은 낮지만, 배당 여력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에는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은행주의) 관건은 금리 및 환율의 연말 하향안정화 여부가 될 전망"이라며 "올해 하반기 들어 나타난 급격한 환율 상승이 은행들의 RWA 증가를 야기해 CET-1 비율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를 감안하면 환율 하향 안정화가 실적은 물론 주주환원 강화 여력 관점에서 핵심 요인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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