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금융권에 "피도, 눈물도 없는 곳" 일침…'불법사금융 특사경' 지시(종합)
"악착같이 하는 건 좋은데 …연체채권에 너무 가혹, 바람직한가"
"금융지주 CEO들, 돌아가면서 계속 해먹어…방치 안돼" 직격
- 김근욱 기자, 신민경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신민경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권을 향해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의 최첨단 영역처럼 느껴진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생존'을 위해 돈을 빌리는 사람들이 은행에서 외면받는 현실을 지적하며, 금융권에 공적 책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직후부터 내세워온 '주가조작 패가망신' 기조도 한층 더 힘을 실었다. 금융당국에는 부실기업 퇴출을 더 강력하게 추진할 것을 주문했고,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 대응을 위한 특별사법경찰 확대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인사 관행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은행장과 회장 자리를 오가며 10~20년간 장기 집권하는 관행을 지적하며 "관치금융 문제로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마냥 방치할 사안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9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연체 채권에 대해 우리 사회가 너무 가혹하다"며 "가혹하게 추적하는 것보다 적정선에서 정리해 장기 채무자가 정상적으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복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악착같이 하는 건 좋은데 금융 영역은 '피도 눈물도 없는' 자본주의 최첨단 영역 같은 느낌을 준다"면서 "이게 바람직하냐"고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은 특권적 지위에서 하는 특별 영업으로, 국가를 대신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하는 데 공적 책임 의식이 충분한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진짜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먹고살려고, 생존하려고 하는데, (금융기관이 이분들에겐 돈을) 안 빌려준다"라며 "이런 자산 격차를 교정하는 힘은 결국 정책과 정부밖에 없다"는 생각을 전했다.
주식시장 정상화와 관련해 금융당국에 거듭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은 결코 뒤지지 않는데, 상장만 하면 제값의 60% 수준밖에 평가받지 못한다"며 "가장 큰 원인은 시장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코스닥 시장을 콕 집어 "언제든 동전주로 전락할 수 있고, 주가조작이 많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한국 시장에서 주가조작이나 부정거래를 하면 반드시 패가망신한다는 메시지를 보여줘야 주가가 정상화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기업을 신속히 퇴출할 수 있도록 상장폐지 요건을 간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융당국이 운영 중인 '주가조작 합동대응단'의 인력을 확대하고, 조직을 '팀' 단위로 운영해 팀 간 경쟁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외에도 불법사금융 단속 강화를 위해 금융감독원 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신설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필요한 특사경의 범위와 추가 필요성, 적정 인력 규모 등을 정리해 총리실로 보고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지주 CEO 인사 관행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요즘 나에게 투서가 상당히 많이 들어온다"며 "회장을 했다가 은행장을 하는 식으로 자리를 오가며 10~20년씩 장기 집권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치금융 논란 때문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지만, 그대로 두자니 소수 인사가 돌아가며 지배권을 행사하는 구조도 문제"라며 "이 역시 방치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아울러 IBK기업은행 등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총액 인건비' 제도에 대해서도 재검토를 주문했다. 총액 인건비 규제로 인해 시간외수당이나 성과급 등 정당한 보상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그는 "총인건비 때문에 재원이 있어도 임금을 주지 못하는 산하 공공기관이 있는 것 같다"며 "정부가 법을 위반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강요한 측면은 없는지 정책실에서 살펴달라"고 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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