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리는 '2기 진옥동호'…非은행 내실 다지기·정부 정책 동참 속도낸다
역대 최대 실적 경신…회추위 '3년 더' 진옥동 낙점
생산적·포용 금융, 정부 정책 적극 동참…내부통제 강화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3년 더 그룹을 이끌게 됐다. 지난 3년간 '탁월한 실적' 시현과 함께 기업 가치를 한 단계 격상시킨 것이 이유다. 2기 진옥동호는 비은행 포트폴리와 강화와 함께, 새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생산적·포용 금융' 실천 등 막대한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곽수근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장은 4일 최종 후보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도덕성, 업무 전문성, 조직 역량 등을 두루 갖추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재임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해 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라고 말했다.
회추위가 진 회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한 배경으로 통찰력, 도덕성, 업무 전문성, 조직 역량 등 두루 갖췄을 뿐만 아니라 재임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해 '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점이라고 강조했다.
곽 위원장은 "단순 재무적 성과를 넘어 디지털 및 글로벌 등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한 밸류업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레벨업 시킨 점, 차별적 내부통제 문화를 확립해 내실 경영을 강화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의 기존 질서가 재편되는 최근의 경영환경에서 그룹의 도전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비즈니스를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신한 문화가 그룹 전체에 잘 확산하도록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겠다는 기반 위에서 AX·DX로 나타나는 환경 변화에 전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점이며, 신한금융이 가진 장점인 글로벌 경영 역량을 더욱 키우겠다는 점이 돋보였다"고 덧붙였다.
진 회장은 2023년 회장직에 취임 후 2023~2024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신한은행 일본 오사카지점장, SBJ은행 법인장 등을 지내 '일본통'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 때문에 최대 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로부터 신임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금융권에선 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앞서 신한금융 회장 중 연임에 실패한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정부 주요 정책인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진 회장이 적극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장 교체까지 할 유인이 낮다는 분석이다.
현 정부와의 코드도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 회장은 회장 취임 당시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신한투자증권의 대규모 운용 손실 사고 등이 있었으나, 진 회장은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택했다. 사고 당시엔 직접 주주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신한금융이 다른 금융그룹 대비 금융사고가 적은 것도, 신한은행 등이 타 금융사 대비 책무구조도를 가장 먼저 도입하는 등 내부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선도한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진 회장은 취임 이후부터 줄곧 '1등보다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진정한 일류(一流)'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 '고객 중심 가치창조'라는 신한 문화를 계승·발전시킨 한편, 내부통제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다.
진 회장의 취임 전후 신한생명과 오렌지파이프를 합병한 '신한라이프', 신한자산운용 출범과 함께 신한EZ손해보험까지 자회사에 편입시키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진용은 완성했다.
다만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5.2%로 리딩금융인 KB금융(65.7%) 대비 상대적으로 높다. 2기 진옥동호가 비은행·비이자 부문에서의 성장도가 향후 중요한 잣대로 평가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정책 기조인 '생산적·포용 금융' 확대도 주요 과제다. 이 부문에선 진 회장이 타 금융그룹 대비 앞서고 있다. 진 회장은 이미 지난 9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 5대 금융지주 회장 중 유일하게 참석한 인물이기도 하다. 미국 뉴욕 순방길에도 이 대통령과 동행했다.
신한금융은 최근 향후 5년간 총 110조 원을 투입하는 '신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도 있다. 93~98조 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과 함께 12~17조 원 규모 포용적 금융을 병행한다.
1961년생 전북 임실 출생인 진 회장은 덕수상고 출신 은행원에서 은행장을 거쳐 금융지주 수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한국방송통신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중앙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기업은행에 입행했다가 6년 뒤인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약 20년 가까이 일본 지점에서 근무하며 탁월한 해외사업 감각을 갖춘 신한금융 내 '국제통'이기도 하다.
은행원 시절이던 진 회장은 신한은행 인력개발실과 명동지점 등에서 근무하다 1997년 오사카 지점으로 발령받아, 장기간 일본 지점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2년 귀국해 여신심사부 부부장으로 일했으며 2004년엔 자금부에서 근무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6년 만인 2008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지점장을 지냈다.
2011년엔 일본 SH캐피탈 사장에 오른 뒤 2014년 SBJ은행 부사장을 거쳐 이듬해 SBJ은행 법인장이 됐다. 2017년 한국으로 돌아와 신한은행 경영담당 부행장을 거쳐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됐다. 이어 2019년 신한은행장에 취임했으며, 은행장으로서도 탁월할 실적을 거두면서 연임에도 성공한 바 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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