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리는 '2기 진옥동호'…非은행 내실 다지기·정부 정책 동참 속도낸다

역대 최대 실적 경신…회추위 '3년 더' 진옥동 낙점
생산적·포용 금융, 정부 정책 적극 동참…내부통제 강화

신한금융지주 차기 회장 후보인 진옥동 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개별 최종 면접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25.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3년 더 그룹을 이끌게 됐다. 지난 3년간 '탁월한 실적' 시현과 함께 기업 가치를 한 단계 격상시킨 것이 이유다. 2기 진옥동호는 비은행 포트폴리와 강화와 함께, 새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생산적·포용 금융' 실천 등 막대한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곽수근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장은 4일 최종 후보 선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회장으로서 요구되는 통찰력, 도덕성, 업무 전문성, 조직 역량 등을 두루 갖추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재임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해 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라고 말했다.

회추위 "탁월한 성과 시현…차별적 내부통제 문화 확립"

회추위가 진 회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한 배경으로 통찰력, 도덕성, 업무 전문성, 조직 역량 등 두루 갖췄을 뿐만 아니라 재임 중 괄목할 만한 성과를 창출해 '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점이라고 강조했다.

곽 위원장은 "단순 재무적 성과를 넘어 디지털 및 글로벌 등 그룹의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한 밸류업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레벨업 시킨 점, 차별적 내부통제 문화를 확립해 내실 경영을 강화한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의 기존 질서가 재편되는 최근의 경영환경에서 그룹의 도전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비즈니스를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신한 문화가 그룹 전체에 잘 확산하도록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겠다는 기반 위에서 AX·DX로 나타나는 환경 변화에 전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점이며, 신한금융이 가진 장점인 글로벌 경영 역량을 더욱 키우겠다는 점이 돋보였다"고 덧붙였다.

역대 최대 실적 '매년' 경신…정부 정책 적극 동참

진 회장은 2023년 회장직에 취임 후 2023~2024년 연속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신한은행 일본 오사카지점장, SBJ은행 법인장 등을 지내 '일본통'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이 때문에 최대 주주인 재일교포 주주들로부터 신임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금융권에선 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앞서 신한금융 회장 중 연임에 실패한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정부 주요 정책인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진 회장이 적극 동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장 교체까지 할 유인이 낮다는 분석이다.

현 정부와의 코드도 잘 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진 회장은 회장 취임 당시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신한투자증권의 대규모 운용 손실 사고 등이 있었으나, 진 회장은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택했다. 사고 당시엔 직접 주주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신한금융이 다른 금융그룹 대비 금융사고가 적은 것도, 신한은행 등이 타 금융사 대비 책무구조도를 가장 먼저 도입하는 등 내부통제를 지속적으로 강화·선도한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진 회장은 취임 이후부터 줄곧 '1등보다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진정한 일류(一流)'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 '고객 중심 가치창조'라는 신한 문화를 계승·발전시킨 한편, 내부통제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다.

非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숙제…생산적·포용 금융 동참도 과제

진 회장의 취임 전후 신한생명과 오렌지파이프를 합병한 '신한라이프', 신한자산운용 출범과 함께 신한EZ손해보험까지 자회사에 편입시키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진용은 완성했다.

다만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5.2%로 리딩금융인 KB금융(65.7%) 대비 상대적으로 높다. 2기 진옥동호가 비은행·비이자 부문에서의 성장도가 향후 중요한 잣대로 평가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 정책 기조인 '생산적·포용 금융' 확대도 주요 과제다. 이 부문에선 진 회장이 타 금융그룹 대비 앞서고 있다. 진 회장은 이미 지난 9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 5대 금융지주 회장 중 유일하게 참석한 인물이기도 하다. 미국 뉴욕 순방길에도 이 대통령과 동행했다.

신한금융은 최근 향후 5년간 총 110조 원을 투입하는 '신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도 있다. 93~98조 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과 함께 12~17조 원 규모 포용적 금융을 병행한다.

상고 출신 은행원, 은행장 거쳐 금융지주 회장으로

1961년생 전북 임실 출생인 진 회장은 덕수상고 출신 은행원에서 은행장을 거쳐 금융지주 수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한국방송통신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중앙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까지 받았다.

기업은행에 입행했다가 6년 뒤인 1986년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약 20년 가까이 일본 지점에서 근무하며 탁월한 해외사업 감각을 갖춘 신한금융 내 '국제통'이기도 하다.

은행원 시절이던 진 회장은 신한은행 인력개발실과 명동지점 등에서 근무하다 1997년 오사카 지점으로 발령받아, 장기간 일본 지점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2년 귀국해 여신심사부 부부장으로 일했으며 2004년엔 자금부에서 근무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 6년 만인 2008년 다시 일본으로 건너가 오사카지점장을 지냈다.

2011년엔 일본 SH캐피탈 사장에 오른 뒤 2014년 SBJ은행 부사장을 거쳐 이듬해 SBJ은행 법인장이 됐다. 2017년 한국으로 돌아와 신한은행 경영담당 부행장을 거쳐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됐다. 이어 2019년 신한은행장에 취임했으며, 은행장으로서도 탁월할 실적을 거두면서 연임에도 성공한 바 있다.

doyeop@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