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에도 오르는 대출금리…시중·인터넷은행 모두 최저 4% 넘어
시장금리 상승, 가계대출 중단 여파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대출금리 수준은 당분간 유지되거나 상승할 전망이다. 그간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던 한은이 이날 금통위에선 '인하 가능성'으로 수정한 것이다.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가 '반토막'나며 연말로 갈수록 접수를 중단하는 은행이 나오는 등 은행 자체 자율 규제가 더 강화하고 있는 영향도 있다. 주요 시중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저 금리는 4%를 넘어섰다.
27일 한국은행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했다. 달러·원 환율 상승으로 원화 약세 부담이 커진 점과 함께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다시 확대된 영향이다. 지난 7월, 8월, 10월에 이어 네 번째 연속 동결 결정이다.
금통위원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달러·원 환율은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 및 외국인 주식 순매도 등으로 1400원대 중후반으로 높아졌고, 국고채금리는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상승했다"며 "가계대출은 기타대출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고, 수도권 주택시장에서는 가격 상승 폭과 거래량이 둔화됐으나 가격 상승 기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통위와 같이 향후 기준금리 인하 기조는 유지했다. 다만 '인하 기조'가 '인하 가능성'으로 뉘앙스에 차이를 뒀다. 한은은 지난해 10월부터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 '인하 기조'란 문구를 적었으나, 이날 금통위에선 가능성으로 변경한 것이다.
금통위원들은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성장 및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여부 및 시기를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를 안 할 수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한은의 스탠스 변화에 대출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변화가 있긴 했으나, 최근까지 국채금리와 달러화 지수는 상승했다. 국내의 경우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기준금리 인상' 시사 발언에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여기에 전례 없는 강력한 규제인 6.27·9.7·10.15 부동산 대책 등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틀어막는 등 연말 대출 한파가 불어닥치자 대출금리는 내려가고 있지 않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 산출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은 지난 26일 기준 3.342%로 지난달 23일 금통위 당시인 2.983% 대비 상승했다. 지난 14일 기준으로는 3.399%를 기록해 지난해 7월 11일(3.422%)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 차 신규 접수를 막는 은행도 나오고 있어, 연말 대출금리는 더 상승할 여지가 크다. 일부 은행이 가계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함에 따라 다른 은행도 연이어 중단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국민·하나은행 등이 올해 실행되는 주담대와 전세대출의 신규 접수를 제한 중이다.
주요 시중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4%를 넘어섰다. 주요 5대 은행의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는 이날 기준 3.99~5.81%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케이뱅크 역시 4.02~7.59% 수준이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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