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 '국민성장펀드' 총력 지원…회장단 "이미지 쇄신 계기 되길"(종합)

150조 규모 '국민성장펀드' 시동…이억원 "단군 이래 최대 펀드"
5대 금융그룹 회장에 "기존 마인드, 업무방식 뜯어 고쳐야"

이억원 금융위원장(왼쪽 네번째)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별관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현판식에서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및 5대 금융지주 회장과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 회장단은 새 정부의 핵심 금융정책인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업무협약식 자리에서 "이번 기회를 계기로 금융기관에 대한 이미지가 쇄신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17일 오후 한국산업은행 별관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현판식 및 업무협약식'에서 "국가 금융경제에 기여하고 우리 사회에 공헌하는 기관 이미지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40년 전 은행 생활을 처음 시작하며 은행의 역할을 고민할 때, 민간에 있는 자본을 산업 자본화시키는 것이 역할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은행의 역할이 조금씩 외부로부터 비판받고, 곱지 않은 시선도 많아졌다"고 짚었다.

이어 "그간 정부가 많은 펀드를 조성해 왔지만, 이번처럼 짜임새 있게 진행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며 "민관이 함께 협력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주춧돌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첨단 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결국 전문 인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며 "투자·융자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해 현재 관련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라고도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산업은행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국민성장펀드의 앵커는 산업은행이며, 산업은행이 시중은행과 긴밀한 위치에서 상의하고, 기업 심사·선정·여신 관리·사후 관리까지 적극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줘야 한다"며 "이를 위해 우리은행도 생산적금융 본부를 산업은행 인근 여의도에 배치했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을 위해 성실하게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에 쏠린 자본을 혁신·벤처·미래 산업 등 생산적인 분야로 전환하겠다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금융 기조다. 이 일환으로 150조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조성이 진행되고 있다. 5대 지주는 각각 73조~93조원 규모의 생산적금융 공급방향을 발표하고, 국민성장펀드에도 각각 10조원씩 참여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별관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을 위한 금융기관간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이 금융위원장,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공동취재) 2025.1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금융권의 영업 행태를 향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금융권에서 생산적금융 대전환 계획을 밝히고 대규모 자금지원과 전담조직 신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있지만, 시장과 국민의 평가는 아직 냉정한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손쉬운 부동산 담보 위주로 막대한 규모의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고 여기고, 미래 성장동력 지원에는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 위원장은 "단군 이래 최대 펀드라고 평가받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첨단산업의 대변혁을 일으켜야 한다"며 "국민성장펀드는 그 규모뿐 아니라 지원 방식과 협업체계도 그동안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마인드와 업무방식을 획기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며 "여기 모이신 회장님들부터 책임감을 갖고 의지를 담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금융위, 산업은행, 그리고 5대 금융그룹은 국민성장펀드의 성공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국민성장펀드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사무국 실무인력 파견, 정보교류 강화 등이 담겼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