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결국 파산…930억원 '선정산 대출' 부담 셀러 몫으로

SC제일銀, 장기분할대출로 지원…1026억→930억원까지 줄여
금융당국 "피해 셀러들 부담 덜기 위해 추가 지원 방안 협의"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킨 위메프가 끝내 파산하면서 은행권이 입점 셀러(판매자)들에게 지급한 '선정산 대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위메프에 남은 자산이 거의 없어 미정산 금액을 돌려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기준 티몬·위메프 관련 선정산 대출 규모는 약 1090억 원이며, 이 가운데 SC제일은행이 1026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올해 초부터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감면 전환 조치가 진행되면서, 현재 잔액은 약 93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로 파악됐다.

현재 금융당국과 SC제일은행은 피해 셀러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추가 지원 방안을 협의 중인 상태다.

위메프 결국 파산…'선정산 대출' 부담 셀러 몫으로

11일 법조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0일 위메프에 파산을 선고했다. 위메프가 지난해 7월 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1년 4개월 만으로, 회사를 계속 운영하는 것보다 청산하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이다.

관건은 입점 셀러들이 못 받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다. 절차대로라면 위메프의 자산을 현금화해 채권자에게 배당할 수 있지만, 위메프에 남은 자산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질적인 배상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결국 입점 셀러들이 받은 '선정산 대출' 회수에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선정산 대출은 셀러가 위메프로부터 받을 정산금을 담보로, 은행에서 미리 자금을 대출받는 방식이다. 위메프가 정산금을 지급하지 못하면 대출 상환 책임은 고스란히 셀러에게 남는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큐텐 계열(티몬·티몬월드·위메프 등)의 선정산 대출 잔액은 총 1090억 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SC제일은행(파트너스론)이 1026억 원으로 전체의 약 94%를 담당했다. KB국민은행의 잔액은 약 64억 원이었다.

이 수치는 티몬과 위메프 대출이 합쳐진 규모로, 위메프 파산으로 직접 영향을 받는 금액은 이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티몬 역시 영업 재개가 지연되고 있는 만큼, 셀러들의 자금 부담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026억→930억으로…'장기분할대출'로 이자 부담 덜어

이번 위메프 파산으로 셀러들의 피해는 불가피하게 됐지만, 금융권은 은행과 소비자의 직접적인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파산 가능성을 사전에 염두에 두고 '피해자 연착륙'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해부터 1026억 원 규모의 선정산 대출에 대해 만기 연장을 실시했고, 올해 초에는 장기 분할 대출로 전환했다. 전환 과정에서 대출 금리를 종전보다 낮추고, 원리금 감면 조치도 병행해 셀러들의 이자 부담을 줄였다.

이를 통해 선정산 대출 잔액은 930억 원까지 줄었고, 관련 대출 업체도 88개에서 70여 개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 유동성 위기에 놓인 셀러들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업은행을 통해 총 3000억 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대출을 공급한 바 있다 신용보증기금에 따르면 이 대출은 올해 10월 기준 315개 업체에 총 938억 원이 공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태 초기 긴급 자금 수요가 컸지만, 금융권이 유동성 공급과 대출 전환 등을 진행해 1년간 연착륙을 유도해 온 만큼, 파산 이후 즉각적인 연쇄 부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위메프 파산 이후 추가로 지원 가능한 방안이 있는지 SC제일은행과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