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 이어 애큐온까지"…규제 풀리자 저축은행 '매각 도전기'
애큐온 캐피탈·저축은행 매각 초읽기
저축은행 규제완화에 인수합병도 훈풍
- 신민경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저축은행들이 잇달아 M&A(인수합병) 시장에 등장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럽 최대 사모펀드(PEF) EQT파트너스는 보유 중이던 애큐온캐피탈 지분 96%를 매각하는 작업에 나섰다. 현재 매각 주관사는 UBS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애큐온캐피탈은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캐피탈 사업과 저축은행 사업이 모두 매물로 나온 것으로 점쳐진다. 매각가액은 1조 원 안팎이 거론된다.
애큐온캐피탈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누적 순이익 243억 원을 기록했다. 별도 총자산은 4조162억 원이다. 애큐온저축은행 자산 규모는 5조3698억 원이다. 순이익은 98억 원 수준이다.
올해 M&A 시장에 저축은행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31일 상상인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 주식을 KBI그룹 측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1107억 원이다.
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올해 4월 교보생명과 인수 합의를 마쳤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내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인수할 계획이다. SBI저축은행의 최대주주인 SBI홀딩스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구조로, 인수가격은 9000억 원이다.
금융당국 규제완화로 저축은행 M&A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5일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일부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0일 발표한 '저축은행 역할 제고방안' 관련 제도 개선과 기타 규정 정비를 위함이다. 올해 3월 금융위는 저축은행업권 간담회를 통해 "과도하게 엄격하다고 평가받고 있는 현행 인수합병 기준을 합리화해 수도권 내 취약 저축은행이 추가로 허용 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게 하겠다"며 "부실 PF 정리·재구조화 촉진과 상시적인 건전성 관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정안에서는 우선 서민·자영업자 지원 확대를 위해 햇살론 등 정책금융상품에 대해 영업구역 내 여신비율 산정 시 사잇돌 및 민간 중금리대출과 동일하게 150%의 가중치를 부여(종전 100%)한다. 기존 130%의 가중치를 적용하던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 보증증권부 대출도 150%로 가중치를 상향 우대한다.
저축은행은 총여신 중 일정비율 이상(수도권 50%, 비수도권 40% 등)의 여신을 영업구역 내 개인·중소기업에 취급하도록 규제받고 있다. 가중치를 확대하는 것이라 저축은행으로선 취급 유인이 확대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국 규제 완화로 저축은행 영업에 활기가 띠고 있다"며 "인수합병 시장에서도 긍정적 평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저축은행 업계 상위권 순위를 기록 중인 페퍼저축은행은 인수합병 시장에서 숨 고르기 중이다. 앞서 페퍼저축은행은 OK금융그룹은 페퍼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2개월간 실사를 나갔고 인수 협상도 벌였지만 인수가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 무산된 바 있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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