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임종룡 '생산적 금융'에 80조 쏘자…이억원 "좋은 사례" 화색(종합)
금융위원장 "정부·시장 함께 움직이는 사례"…우리銀 '콕' 집었다
우리금융 '국민성장펀드'에 10조 투입 결정…"민간 첫 참여 사례"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5년간 총 80조 원을 투입하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정부 기조에 맞춰 부동산 금융 중심의 사업 구조를 기업 금융으로 전환하는 '생산적 금융'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의 '깜짝 발표'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정부와 시장이 함께 가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특정 금융사를 직접 칭찬하고 나섰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은행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생산적 금융에 대한 각 은행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며 "우리은행의 경우 생산적 금융 분야에 5년간 8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본규제 합리화'를 조속히 발표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이후 실무진 회의에서 자본규제를 종합해 한 번에 발표하기보다 필요할 때마다 바로 발표하자는 방향을 정했고, 최근 이에 맞춰 합리화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본규제 방향이 확정되자 우리은행이 시뮬레이션을 거쳐 5년간 80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공개한 것 아니겠느냐"며 "정부의 역할과 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은 부동산 대출에 치중한 금융사들의 사업 구조를 기업 대출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정책이다. 그간 금융사들은 기업 대출을 늘리기 위해 위험가중치(RWA) 등 자본규제 완화를 요구해왔다.
임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에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금융은 그간 정기 간담회를 개최해 왔지만, 임 회장이 나서 브리핑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임 회장은 "대통령이 생산적 금융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며 "우리금융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2030년까지 총 80조 원을 △생산적 금융(73조 원) △포용 금융(7조 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생산적 금융 73조 원은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 원 △그룹 자체 투자 7조 원 △융자 56조 원으로 구성된다.
특히 국민성장펀드 10조 원은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15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구상에 발맞춘 민간 첫 참여 사례다. 150조원 중 75조원은 민간 자금이 투입되는데, 이 중 13%를 우리금융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룹 자체 투·융자 63조 원은 AI·반도체 등 10대 첨단전략산업과 밸류체인 전반에 집중해 국가 경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임 회장은 "단순한 선언적 발표가 아니다"며 "우리금융이 국가 경제 성장의 선도 역할을 하겠다"고 짚었다.
80조 원 중 7조 원은 금융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지원에 투입된다. 대표적으로 7등급 이하 저신용 고객의 대출금리를 인하한다. 신규 저신용 고객에게는 0.3%포인트(p)를, 기존 성실 상환 고객 중 4~7등급에는 0.4%p, 8등급 이하에는 1.5%p를 각각 인하하기로 했다.
또 현재 6곳인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를 11곳으로 늘려 대면 상담과 현장 지원을 강화한다. 우리금융은 이를 통해 매년 11만 명씩 5년간 총 55만 명의 소상공인·취약계층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이번 정부의 핵심 정책인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금융사기 예방부'를 신설하고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이날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로 지난 5년간 4% 수준이던 기업대출 성장률을 앞으로 10%까지 끌어올리고, 그룹 전체 기업 대출 비중을 현재 50%에서 60%까지 확대한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간담회 직후 질의응답에서는 기업금융 확대로 인한 '밸류업'(주주환원) 차질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임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재무안정성 시뮬레이션을 지속해 왔다"며 "연말 그룹 보통주자본비율(CET1) 12.5% 달성과 배당 확대 등 밸류업 계획은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주택담보·임대사업자 대출 등을 첨단산업 대출로 전환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위험가중치(RW) 조정분을 생산적 금융에 우선 반영해 자본 건전성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임 회장은 "126년 동안 우리나라의 근대화·산업화의 견인차였던 우리금융이 사명감과 진정성을 갖고 이번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대한민국의 경제 회복과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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