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등판' 임종룡, 80조 대형 프로젝트 쐈다…정부 '생산적 금융' 앞장
'150조 국민성장펀드'에 10조 투입…"민간 첫 참여 사례"
그룹 기업대출 비중 60%까지…"밸류업·주주환원 차질 없다"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5년간 총 80조 원을 투입하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정부의 기조에 맞춰 부동산 금융 중심의 사업 구조를 기업 금융으로 전환하는 '생산적 금융'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임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생산적 금융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금융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그간 정기 간담회를 개최해 왔지만, 임 회장이 나서 브리핑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에 따라 2030년까지 총 80조 원을 △생산적 금융(73조 원) △포용 금융(7조 원)에 투입한다. 생산적 금융 73조 원은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 원 △그룹 자체 투자 7조 원 △융자 56조 원으로 구성된다. 임 회장은 "지금처럼 여신 공급을 통한 이자수익에 기대지 않겠다"며 "첨단산업을 키우기 위해 투자 기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성장펀드 10조 원은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15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구상에 발맞춘 민간 첫 참여 사례다. 150조원 중 75조원은 민간 자금이 투입되는데, 이 중 13%를 우리금융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룹 자체 투·융자 63조 원은 AI·반도체 등 10대 첨단전략산업과 밸류체인 전반에 집중해 국가 경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임 회장은 "단순한 선언적 발표가 아니다"며 "우리금융이 국가 경제 성장의 선도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80조 원 중 7조 원은 금융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지원에 투입된다. 대표적으로 7등급 이하 저신용 고객의 대출금리를 인하한다. 신규 저신용 고객에게는 0.3%포인트(p)를, 기존 성실 상환 고객 중 4~7등급에는 0.4%p, 8등급 이하에는 1.5%p를 각각 인하하기로 했다.
또 현재 6곳인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를 11곳으로 늘려 대면 상담과 현장 지원을 강화한다. 우리금융은 이를 통해 매년 11만 명씩 5년간 총 55만 명의 소상공인·취약계층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이번 정부의 핵심 정책인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금융사기 예방부'를 신설하고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이날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로 지난 5년간 4% 수준이던 기업대출 성장률을 앞으로 10%까지 끌어올리고, 그룹 전체 기업 대출 비중을 현재 50%에서 60%까지 확대한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이날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기업금융 확대로 인한 '밸류업'(주주환원) 차질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임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재무안정성 시뮬레이션을 지속해 왔다"며 "연말 그룹 보통주자본비율(CET1) 12.5% 달성과 배당 확대 등 밸류업 계획은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주택담보·임대사업자 대출 등을 첨단산업 대출로 전환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위험가중치(RW) 조정분을 생산적 금융에 우선 반영해 자본 건전성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임 회장은 "126년 동안 우리나라의 근대화·산업화의 견인차였던 우리금융이 사명감과 진정성을 갖고 이번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대한민국의 경제 회복과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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