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등판' 임종룡, 80조 대형 프로젝트 쐈다…정부 '생산적 금융' 앞장

'150조 국민성장펀드'에 10조 투입…"민간 첫 참여 사례"
그룹 기업대출 비중 60%까지…"밸류업·주주환원 차질 없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그룹 CEO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9.2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5년간 총 80조 원을 투입하는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정부의 기조에 맞춰 부동산 금융 중심의 사업 구조를 기업 금융으로 전환하는 '생산적 금융'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는 포부다.

임 회장은 29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생산적 금융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절박한 심정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금융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그간 정기 간담회를 개최해 왔지만, 임 회장이 나서 브리핑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에 따라 2030년까지 총 80조 원을 △생산적 금융(73조 원) △포용 금융(7조 원)에 투입한다. 생산적 금융 73조 원은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 원 △그룹 자체 투자 7조 원 △융자 56조 원으로 구성된다. 임 회장은 "지금처럼 여신 공급을 통한 이자수익에 기대지 않겠다"며 "첨단산업을 키우기 위해 투자 기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국민성장펀드 10조 원은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150조 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구상에 발맞춘 민간 첫 참여 사례다. 150조원 중 75조원은 민간 자금이 투입되는데, 이 중 13%를 우리금융이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룹 자체 투·융자 63조 원은 AI·반도체 등 10대 첨단전략산업과 밸류체인 전반에 집중해 국가 경제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임 회장은 "단순한 선언적 발표가 아니다"며 "우리금융이 국가 경제 성장의 선도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그룹 CEO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 News1 이광호 기자
80조 중 7조원은 '포용금융' 확대…"저신용자 금리 인하"

80조 원 중 7조 원은 금융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지원에 투입된다. 대표적으로 7등급 이하 저신용 고객의 대출금리를 인하한다. 신규 저신용 고객에게는 0.3%포인트(p)를, 기존 성실 상환 고객 중 4~7등급에는 0.4%p, 8등급 이하에는 1.5%p를 각각 인하하기로 했다.

또 현재 6곳인 '소상공인 종합지원센터'를 11곳으로 늘려 대면 상담과 현장 지원을 강화한다. 우리금융은 이를 통해 매년 11만 명씩 5년간 총 55만 명의 소상공인·취약계층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이번 정부의 핵심 정책인 금융소비자 보호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금융사기 예방부'를 신설하고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기업 대출 60%까지 확대…"밸류업 차질 없다"

이날 우리금융은 이번 프로젝트로 지난 5년간 4% 수준이던 기업대출 성장률을 앞으로 10%까지 끌어올리고, 그룹 전체 기업 대출 비중을 현재 50%에서 60%까지 확대한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이날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기업금융 확대로 인한 '밸류업'(주주환원) 차질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임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재무안정성 시뮬레이션을 지속해 왔다"며 "연말 그룹 보통주자본비율(CET1) 12.5% 달성과 배당 확대 등 밸류업 계획은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주택담보·임대사업자 대출 등을 첨단산업 대출로 전환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위험가중치(RW) 조정분을 생산적 금융에 우선 반영해 자본 건전성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임 회장은 "126년 동안 우리나라의 근대화·산업화의 견인차였던 우리금융이 사명감과 진정성을 갖고 이번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대한민국의 경제 회복과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