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감원장, 네·카·토·쿠팡·배민 만나 "이용자 보호 최우선"

금감원장-빅테크 CEO 첫 간담회…"알고리즘, 선택 존중 방향으로"
"위험 관리·내부통제, IT 보안·개인정보 보호 강화 필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2025.9.9/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5개 주요 빅테크 기업 CEO들과 만나 '이용자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주문했다. 금감원장이 빅테크 CEO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네이버스퀘어 역삼'에서 네이버·카카오·비바리퍼블리카(토스)·쿠팡·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CEO와 만나 "빅테크가 디지털 경제의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은행, 보험 등 다른 금융업과 마찬가지로 이용자 보호가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빅테크가 수익 극대화를 추구하면서 서비스 품질이 저하되고 플랫폼 이용자가 이탈하는 현상을 뜻하는 '엔쉬피티케이션'(en-shittification)을 언급하면서 "고객 가치를 최우선에 두고 플랫폼 운영의 공정성과 책임성을 제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이용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알고리즘이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때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플랫폼에 수반되는 전자금융 거래의 이용자 보호에 경영 역량을 모아달라"며 "PG사 정산자금 외부관리 가이드라인 시행 등에 발맞춰 빅테크도 안전한 전자지급결제 환경 조성을 위해 힘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이 원장은 빅테크가 소상공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줄 것을 당부하며 "결제 수수료 합리화" 등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빅테크 위험 관리와 내부통제를 비롯해 IT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강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도 나왔다.

이 원장은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희미(Big-Blur)해지고 플랫폼을 통해 광범위한 금융 서비스가 제공됨에 따라 빅테크의 운영 리스크가 금융 시스템의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빅테크가 자체적으로 위험 관리 및 내부통제 체제를 구축해 실효성 있게 운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수천만 명의 정보가 집중되는 빅테크의 전산 장애나 사이버 침해 사고는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IT 리스크 관리를 비용 요인(cost-center)이 아닌 빅테크의 핵심 경쟁력으로 인식하면서 충분한 IT 보안 투자 등 사고 예방을 위한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