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1500억달러 교역"…韓-베트남 무역 훈풍에 은행권도 투자 강화
4대 은행, QR 결제·기업대출 등 베트남 사업 확대 노력
금융위, 한-베 정상회담 후속 대응…"보험·핀테크 분야서도 협력 활성화"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정부가 2030년까지 베트남과의 교역 규모를 1500억 달러(약 210조원)까지 달성하기로 약속하면서 금융권도 베트남 사업 확대 공략에 나섰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응우옌 득 치 베트남 재무부 차관과 만나 양국 자본시장 협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권 부위원장과 치 차관은 은행과 자본 시장 부문 등에서 이뤄진 금융 협력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두 사람은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보험 및 핀테크 부문에서도 협력관계를 진전시켜 은행·자본·보험·핀테크 등 금융 전 부문을 아우르는 금융 협력 활성화가 한국과 베트남 양국 경제성장을 상호 촉진하는 결실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1일 진행된 한국-베트남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 성격이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은 서로의 3위 교역국일 정도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며 "올해 한-베트남 FTA(자유무역협정) 발효 10주년을 맞아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 15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방한을 기념하며 열린 국빈만찬에는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이 참석하기도 했다.
베트남과의 경제 협력 기대에 은행권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선 상태다. 4대 시중은행은 개인 간 거래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동시에 베트남 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금융 서비스를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과 국가 간 QR결제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국 간 QR결제 인프라를 연결해 베트남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과 현지 소비자의 편의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2019년 지분 15%를 인수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이후 2022년 자회사인 GLN 인터내셔널을 통해 QR코드 기반 현금인출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하나은행은 '하나원큐' 앱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베트남 전국 약 2100개 BIDV ATM에서 카드 없이 현금을 찾을 수 있는 간편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베트남 우리은행은 2017년 설립 이후 지난 6월 말 기준 28개 영업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부터 현지 대형 결제 플랫폼사 '브이엔페이', '잘로페이' 등과 신규 제휴를 맺고 있다.
이외에도 베트남 전역 현지 가맹점과 소상공인 집금계좌 유치에 집중하는 등 기업금융과 리테일을 연계한 영업을 추진 중이다. 올 상반기 358억 5600만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5.9% 성장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2017년 ANZ은행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한 이후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으로는 자산과 지점 수 부문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28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4% 줄어들었지만 신한은행의 해외법인 중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하며 성과를 거뒀다.
호찌민과 하노이 두 곳에 지점을 두고 있는 국민은행 베트남지점은 한국계 대기업과 중견기업 대상 마케팅 강화로 우량기업 대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고객 발굴 및 외환 비즈니스 활성화를 통한 비이자수익 증대도 꾀하고 있다.
금융권은 베트남 사업 확대가 단순한 해외 진출을 넘어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거점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베트남은 인구가 1억 명에 달하는 데다가 경제성장률도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금융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전도유망한 분야"라고 말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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