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설' 뒤숭숭한 금융위-금감원, 새 수장 깜짝인선에 '술렁'
금융당국 수장에 이억원 특임교수·이찬진 변호사
조직개편 전 인선 두고 설왕설래…해체 vs 존치 의견 분분
- 김도엽 기자,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김근욱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초대 금융당국 수장을 임명하면서 그간 조직개편 이슈와 맞물려 안갯속이던 금융팀의 윤곽이 드러났다. 신임 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에는 각각 이억원 서울대 특임교수, 이찬진 변호사가 내정됐다.
국정기획위원회가 금융당국 조직 개편 계획을 강행하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금융위 수장 자리에 외부 인사인 기획재정부 출신이 내정된데다 조직개편 발표 전 미리 인선한 것을 두고 '존치'로 가닥을 잡은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새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이 교수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경제관료로 쌓은 경륜을 바탕으로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금융정책과 건전한 자본시장 활성화 등 이재명 정부의 금융철학을 충실히 구현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1967년생인 이 교수는 서울 출신으로 경신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주리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기획재정부 경제정책 국장, 대통령실 경제정책 비서관, 기획재정부 1차관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22년 5월을 끝으로 공직을 떠난 뒤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을 거쳐 한국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을 맡고 있다.
이찬진 변호사는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 등을 거쳐 새 정부에서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장으로 활동했다. 과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파기환송심을 맡은 변호인이자 성남시 고문 변호사를 지내기도 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신뢰 회복,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 금융감독원의 당면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된다"고 제청 배경을 설명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별도 인사청문회 없이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당국 수장 인선을 두고 내부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금융위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기재부로 흡수하고, 금융위와 금감원을 통합한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 부활과 함께, 금감원의 금융소비자보호처(금소처)를 금융소비자보호원(소보원)으로 분리·독립시키는 방안을 국정기획위 주도로 추진해온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당초 조직개편 후 새 수장 인선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깜짝 인선으로 조직개편이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조직개편 핵심인 기재부 출신이 금융당국 수장으로 오면서 해체 전 조직 융화 차원의 인선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가 기재부로 흡수될 수 있는 상황에 기재부 차관이 수장으로 오며, 사실상 해체를 염두에 둔 듯 조직 융화를 위한 인선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금감원 내부에선 이 변호사가 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것이 전해지며, 조직개편 등 명운이 걸린 금감원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더 내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반면 조직개편을 추진 중인 정부의 입김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경력이 사실상 전무해, 감독정책보다는 정부와 합을 맞출 인사를 발탁한 것 같다"며 "시민단체 출신으로 소비자 보호에 방점이 찍힌 인사로 보여 소보원 신설을 암시하는 움직임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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