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vs 1조' 자산 격차 커진 저축은행…금융당국, '규제 차등' 검토
'대형 저축은행 규제 개선' 간담회 열려
"영업 범위 확대 등 성장 유인 동시에 규제 강화"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업권 내 규모에 따른 규제체계 개편에 나선다. 올해 초 금융당국이 업무계획에 담은 저축은행 업권의 규제개선을 통한 건전성 관리 지원 정책의 일환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9일 오후 9개 저축은행(SBI·OK·웰컴·애큐온·다올·페퍼·신한·DB) 규제 관련 실무자를 대상으로 '대형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 개선 건의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대형 저축은행의 건전한 강화를 위한 영업규제 개선사항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최근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규모에 대해 '규제체계 재정립'을 검토 중인데, 중앙회 차원에서 업권 의견을 듣기 위함이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는 '주요 현안 해법회의' 형식으로 진행한 업무보고를 통해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규제개선 및 영업전략 제고를 통한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기로 밝힌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방향성과 일정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번 간담회에선 새 먹거리를 위한 규제 개선 등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업권의 숙원과 달리 개편 방안은 신규 수익 사업이 중점이 아닌 지난해 말 발표된 박준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자산규모별 은행업 차등규제 해외사례 및 우리나라 저축은행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가 기반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규모, 경쟁력 등에 따라 대형 저축은행은 성장 유인을 더 제공하는 한편, 더 강화된 건전성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박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경쟁력을 갖춘 저축은행은 영업 범위 확대 및 대형화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는 동시에 강화된 건전성 규제를 적용하는 등 저축은행업권의 특성을 반영해 차등적인 규제체계를 설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말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자산은 1조 5200억 원 수준인데, 이중 자산규모 1000억 원 이하 저축은행도 있지만 10조 원 이상(SBI, OK)의 저축은행도 있는 등 자산 규모 격차가 크다.
수도권, 비수도권 영업 저축은행을 비교하면 격차는 더 커진다. 비수도권 영업 저축은행 37개사 중 자산규모 1조 원 이상인 저축은행은 6개사(16.2%)에 불과하지만, 수도권 영업 저축은행(42개사)의 59.5%(25개사)가 자산규모 1조 원 이상이다.
규제 차이는 대형, 중소형간 격차가 크지 않은 편이다.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제9조는 개별차주에 대한 신용공여한도를 자산규모 1조 원 미만인 경우 50억 원, 1조 원 이상인 경우 60억 원으로 제한해 큰 차이가 없다.
상호저축은행업 감독규정 제44조는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규제를 1조 원 미만 저축은행의 경우 7%, 1조 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8%가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별도로 권고치를 주고 1조원 미만은 10%, 1조원 이상은 11%를 넘기도록 하고 있지만 1%포인트(p) 차이에 불과하다.
박 연구위원은 "지방은행 수준의 높은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하는 저축은행이 있지만,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도 갖추지 못한 경우가 있는 등 자산운용 및 건전성 관리 역량에 차이가 있다"며 "역량이 낮은 저축은행에 맞춰 규제의 수준이 설정될 경우 역량이 우수한 저축은행의 영업에 과도한 제약이 부과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한다"고 했다.
이에 박 연구위원은 대형 저축은행에 한해 영업 범위 확대 및 대형화를 통한 성장할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하는 동시에, 강화된 건전성 규제 적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일례로 현재 상호저축은행법 제11조 2항에 따라 수도권 영업 저축은행은 총신용공여액의 50% 이상, 비수도권 저축은행은 40% 이상을 영업구역 내 개인·중소기업에 대출해야 하는데, 중견기업 대출도 영업구역 대출로 포함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박 연구위원은 "대형화를 통해 개별 저축은행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더욱 커지는 만큼 건전성 및 내부통제에 관한 규제는 지방은행 수준으로 강화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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