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비판에 非이자 늘린 4대 금융…비중은 여전히 '한 자릿수'

비이자이익 6조→10조 '껑충'…이자이익 비중 여전히 90% 웃돌아
"비이자 확대 한계…규제 완화로 '비금융' 활로 뚫어줘야"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지난해 금융권을 향한 '고금리 이자 장사' 비판이 계속되자 4대 금융그룹이 비이자이익을 50% 넘게 늘렸다. 이자수익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 활로를 모색한 결과다.

그럼에도 총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0%를 상회했다. 특히 은행의 경우 이자이익 비중이 90%를 웃도는 등 비이자이익 비중은 여전히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비이자이익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수수료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자이익 편중은 금융사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수익 다각화를 위해 '금산분리'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4대 금융, 비이자이익 6조→10조 '껑충'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은 총 10조51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6조8390억과 비교해 53.5% 증가한 수치다.

은행권의 이익은 크게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나뉜다. 이자이익은 말 그대로 은행이 이자로 벌어들인 수익을 의미한다. 비이자이익은 신용카드·펀드판매·송금 등의 수수료 수익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22년 고금리에 힘입어 금융권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자 "손쉬운 이자 장사에만 치중한다"는 사회적인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 4대 금융그룹의 전체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2~88% 수준이었다.

이후 금융권은 '이자 장사'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비이자수익 확대에 공을 들였다. 실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75~88%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이자이익 편중은 여전…"건전성도 위협"

그럼에도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의 이자이익 비중은 평균 81.5%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특히 그룹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의 경우 이자이익 비중이 90%를 웃돌았다.

지난해 4대 은행의 총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8~95%로 나타났다. 전년 90~96%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여전히 평균 90%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미국과 비교하면 이자이익 편중이 확연히 드러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주요 5대 은행(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뱅크·제이피모간체이스·웰스파고·US뱅크)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2022년 기준 34.2%로, 비이자이익 비중이 한 자릿수인 국내 은행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같은 이익 편중은 금융사의 건전성에도 부정적이다. KB금융연구소는 "고금리 환경 지속과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 여신부문 비즈니스의 환경이 부정적이며,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 가능성도 상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비이자 확대 한계…비금융 활로 뚫려야"

한국의 경우 미국과 달리 '수수료'를 통해 비이자수익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수수료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입출금, ATM 수수료에 이어 최근 외환 서비스 등 수수료까지 사라지는 추세다.

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 여파로 은행들이 신탁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관련 수수료도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이자이익의 가장 큰 축은 수수료 이익"이라며 "올해 비이자이익 전망은 밝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금융권이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선 '비금융 산업' 활로가 뚫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이번 정부 들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예고한 바 있으나 현재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8월 금산분리 완화 방안 발표를 연기한 이후 지금까지 별다른 소식이 없다"면서 "비이자 이익 증대를 위해서는 비금융 사업 진출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