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파이 상환, 언제쯤?"…'잠자는' 신고 수리에 투자자 '발동동'
바이낸스, 고파이 피해 대금 25%만 지급…"75%는 신고수리 되면 진행"
고팍스 "신속히 자료 제출, 위험평가도 이상 없어…내달 결론 기대"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세계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마무리 절차인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신고 수리가 이뤄지지 않자 'FTX 사태' 여파로 고파이 원금·이자 지급을 받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가상자산·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발생한 FTX 사태로 인해 고파이 자금을 운용하던 제네시스 캐피털이 파산에 이르면서 고팍스 내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인 고파이 투자자 중 대부분이 아직 원금 및 이자 상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 바이낸스는 위기에 빠진 국내 거래소 고팍스에 손을 내밀었고 고파이 피해 대금 지급을 약속했다. 문제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수리가 늦어지면서 바이낸스도 고파이에 대한 전체 대금 상환을 진행하진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고팍스 인수 작업을 주도한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현재 고파이 대금의 25%만 상환했으며 나머지 75%는 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 신고 수리가 이뤄진 뒤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의 예상보다 당국의 신고 수리 결정이 늦어지면서 불수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 피해 호소하는 투자자들 "전세금 묶여 대출받아야" "남편 돈까지 묶여있어"
고팍스에 따르면 FTX 사태 이후 고파이 상환에 우려를 표한 투자자들은 최근 커뮤니티를 만드는 등 투자자로서 할 수 있는 조치들을 강구 중이다.
투자자 커뮤니티 구성원이자 고파이 피해자 A씨는 "커뮤니티 안에서 '우리들의 의견을 최대한 표출하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라며 "고팍스 측으로부터 현 상황에 대한 얘기도 듣고 있지만 당국 측에도 우리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메일이나 유선뿐만 아니라 국민신문고를 이용해 고파이 피해 사례에 대한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A씨는 본인의 고파이 투자 내용에 대해서는 "노후를 위해서 남편의 돈까지 합쳐서 비트코인 4개가량을 고파이에 투자했다"며 "가상자산의 미래는 밝다고 판단했고 그중 가장 안정적인 자산이라는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이 자금이 묶여있는지 남편은 모르고 있다"며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됐으면 한다"라고 토로했다.
고파이 피해 투자자 커뮤니티에 활동하는 B씨의 경우에는 결혼을 앞둔 새신랑이다. 그는 대출 없이 오직 근로소득으로 3억5000만원가량의 자금을 모았다. 결혼식 시기에 맞춰 이사를 위해 마련해놓은 전세금이지만 그전까지 적금식으로 보관할 투자처를 찾다가, 적금보다 상대적으로 이율이 높은 고파이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고파이 투자 배경에 대해 "여러 의견의 차이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사행성으로 투자하는 이상한 코인들에는 투자하지 않았고 가장 안전한 자산인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고파이 자체도 미국에서 가장 큰 코인 운용업 회사인 디지털커런시그룹의 자회사인 제네시스에서 파는 상품이라고 하길래 믿음이 갔다"라며 "이율 자체도 상대적으로 (디파이와 같은) 다른 상품에 비해 낮았기 때문에 예금 개념으로 들고 있었던 것뿐"이라고 했다.
그는 결국 고파이에 전세자금이 묶이면서 전세금 지급을 위한 생애 첫 대출을 알아보고 있다. 그는 "대출도 위험하다고 봐서 해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고파이에 자금이) 묶였다"며 "10년 동안 차근차근 일해서 모은 돈인데 허탈하다"라고 토로했다.
◇ 변경신고 수리 어느 단계까지 왔나…"6월이면 결론 나올 걸로 기대"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수리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최근까지도 고팍스에 자료 요구를 진행했다.
앞서 업계에서는 고팍스의 최대주주가 바이낸스로 바뀌는 등 내용 변경에 따른 가상자산 사업자 변경 신고에 대한 수리를 FIU가 신고일(3월7일)로부터 45일 이내인 지난달 19일까지 완료할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신고 수리가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FIU는 '보완 요청에 대한 회신이 올 때까지 걸리는 기간은 45일 안에 산입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라는 입장이다.
게다가 추가적인 자료 확인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당국은 고팍스의 현 상황을 다시금 진단하기 위해 고팍스와 실명 계좌 계약을 맺고 있는 전북은행 측에 거래소 위험평가 검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고팍스 관계자에 따르면 전북은행 측은 이미 고팍스에 대한 거래소 위험평가를 마쳤다. 고팍스 관계자는 "저희에 대한 평가가 이미 은행 내부에서 나온 걸로 알고 있다"며 "당국에 해당 자료가 넘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거래소 위험 관련) 특이사항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달 말 안까지 신고 수리를 기대했지만 현재 상황에는 조금 힘들 거 같다"라며 "내달까지는 자료 요구 및 회신 기간을 고려하더라도 45일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신고수리 여부가) 임박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김남국 코인 사태' 관련해 금융당국의 대응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팍스가 제출한 자료에 대한 당국의 열람 및 검토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금법상 자료 요구에 대한 열람 시점부터 자료 검토 시점이 계산되기 때문에 요구한 자료를 고팍스가 최대한 빠르게 제출하더라도 당국이 열람을 늦게 하게 된다면 검토 기간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도 김남국 코인 사태에 대한 대응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고팍스가 제때 자료를 제출하더라도 열람이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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