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공방] "최적의 자원배분 유도…금지 효과 의문"
'공매도 찬성'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인터뷰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로 피해? 근거 없어…실물경제에도 중요 기능"
- 박기호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주식시장은 저평가와 고평가 모두 좋지 않다. 공매도는 주식시장에서 적정가격이 형성될 수 있게 하고 이는 최적의 자원배분이 이뤄지게 한다. 결국 실물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빈기범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뉴스1과의 전화·서면 인터뷰를 통해 공매도의 순기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서 갚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가 내려가는 게 공매도 투자자에게는 이익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 자금력과 신용도도 달려 공매도 거래에서 소외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의 공매도가 99%를 차지하고 개인은 1% 수준이다. 공매도로 주가가 급락하면 개인만 피해를 본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금융시장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 지난 3월16일부터 오는 9월15일까지 6개월간 한시적으로 모든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다만 증권사 등 시장조성자들에 대한 공매도는 예외로 인정했다. 금융위는 제도 개선, 금지 기간 연장, 단계적 해제 방식 등을 모두 놓고 고심하고 있는데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황과 경제 상황 등을 모두 고려해 결정할 방침이다.
공매도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빈 교수는 폐지를 주장하는 이들을 향해 "공매도는 주식 신용매수와 거울의 양면처럼 대칭적인 특성을 갖는 반대 방향의 거래"라며 "주식 공매도를 원천 차단한다면 공평하게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는 행위도 막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물론 빈 교수도 정부의 코로나19발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해선 시장 참여 주체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증시가 폭락할 가능성이 높거나 투자자의 심리적 공포가 시장을 지배할 경우 정부가 개입해 심리적인 쏠림을 누그러뜨리려는 노력 정도는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매도 금지 효과에는 의문을 표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 수준으로 V자 반등하자 '공매도 금지 효과'라는 주장이 나온데 대한 반론이다. 빈 교수는 "공매도 금지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규명하는 것은 (금지 조치) 전후의 조건과 환경이 모두 다르기에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심리적 안정에 따라 어느 정도 (증시) 하락을 막을 것이냐에 대해선 규명된 적도 없고 크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빈 교수는 공매도 제도에 대해 '정상적인 금융거래 행위'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람들이 잘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개인, 기업, 금융기관이든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공매'는 자주 하는 행위로 이를 막을 경우 금융거래 자체가 원천 차단된다"고 지적했다. 개인이 돈을 빌리거나 빌려주거나 기업이 주식, 채권을 신규 발행하는 행위들 모두가 '공매'라는 것이다.
또한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는 신용매수나 주식을 빌려서 돈을 사는 공매도는 거울의 양면처럼 완전히 대칭적인 특성을 갖는 반대 방향의 거래"라며 신용매수를 하면서 공매도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특히 공매도의 필요성으로 실물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도 꼽았다. 빈 교수는 "경제학적으로도 공매를 제한하는 것은 최적의 자원 배분을 방해한다"며 "주식시장에선 적정가격이 형성되기 위한 압력이 양방향에서 작용해야 최적의 자원배분을 이룰 수 있다. 공매도는 증권시장의 효율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증권시장에서 실물경제로 자본이 공급되기에 (효율성 측면에서) 공매도는 실물경제에도 중요한 기능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가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저해하고 하락을 가속한다'는 비판도 있다. 공매도 폐지론자들의 대표적인 근거다. 이에 대해 빈 교수는 "주가 상승만이 절대적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맹목을 경계해야 하고 적정 주가가 형성돼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 상승만이 한국 경제에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또 "주식시장에 심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공매도 주문 자체가 시장에 나온 매수 호가를 소화하면서 직접적으로 가격을 끌어내리는 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빈 교수는 이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다"고 했다. 나아가 마치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를 반대한다는 관념에도 "공매도에 대한 찬반 여론에 대한 이해관계는 각양각색"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개인투자자 중 일부만 공매도 폐지를 주장하는데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도 파악된 바가 없다"며 "이들이 (모든) 국민을 대표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공매도로 외국인만 이익을 독식한다'는 주장에도 "외국인의 손익이 제대로 분석된 바도 없고 근거를 찾기도 어렵다"고 했다.
다만 빈 교수는 공매도 제도 역시 개선해야 할 부분은 있다고는 했다. 그는 "무차입 공매도 위반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무차입 공매도는 빌려온 주식도 없이 일단 매도부터 하는 행위로 국내에선 불법이다.
빈 교수는 또 "과거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건의 원인에 대한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2018년 증권가를 뒤집어 놨던 유령주식 매도 사건으로 증권사가 마음만 먹으면 유령주식을 만들어내 공매도에 악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불신이 드러났고 공매도 폐지 주장으로 이어졌다. 해당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로 재발 방지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증권사와 한국거래소, 코스콤, 예탁결제원 시스템의 유기성과 정확성에 대한 완벽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공매도로 인한) 디폴트를 대비하는 시스템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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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는 9월15일 공매도 6개월 금지 종료 시한이 다가오면서 공매도를 둘러싼 공방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외국인과 기관의 전유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8월 중 공청회 등을 통해 찬성과 반대 양측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고 공매도 금지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뉴스1은 공매도 시장의 현황과 문제점, 외국 사례 등을 통해 공매도 제도의 나아갈 방향을 짚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