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개인대출 논란]①SPC 통한 신용공여는 불법인가
금감원 "실질적인 수익자는 최태원 회장 개인"
한투증권 "자금은 개인이 아닌 법인에 제공됐다"
- 김현동 기자
(서울=뉴스1) 김현동 기자 =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을 활용한 대출이 문제가 된 것은 실질차주가 개인이라는 점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단기금융 업무를 허용하면서, 조달자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으로 운용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는 원천적으로 금지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불법 개인대출 혐의에 대해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제재심은 이달 중 열리는 차기 회의에서 이 안건을 추가로 논의하기로 했다.
표면적으로 보면 한투증권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직접적으로 개인에게 제공하지는 않았다. 한투증권은 2017년 특수목적회사(SPC)인 키스아이비제십육차를 세웠다. 키스아이비제십육차는 보고펀드(현 VIG파트너스)로부터 SK실트론 지분 29%(1299만5000주)를 인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특수법인이다. 키스아이비제십육차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을 체결했다. TRS 거래는 SK실트론 주가와 연동된 총수익을 교환하는 내용이다.
한투증권은 SPC가 SK실트론 지분을 기초로 발행한 2000억원 한도의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에 대한 매입확약을 제공했다. ABSTB 상환 요청시에 한투증권이 이를 매입한다는 신용공여다. 그런데 ABSTB 3회차에 차환 발행이 이뤄지지 않아 한투증권이 이를 매입했다. 한투증권은 ABSTB 상환요청에 응하기 위해 발행어음 자금을 활용했다.
금감원은 한투증권이 발행어음 자금을 ABSTB 상환에 사용해 결과적으로 TRS 거래의 상대방인 최태원 회장의 신용리스크를 경감해줬다고 보고 있다. 신용평가회사들도 키스아이비제십육차가 발행한 ABSTB의 적기 상환 가능성이 한투증권의 신용도에 직접적으로 연계돼 있어 키스아이비제십육차에 한투증권과 동일한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투증권 발행어음의 차주가 형식적으로는 법인인 SPC지만 거래의 실질적인 수익자는 최태원이라는 개인"이라며 "SPC같은 간접기구를 통한 신용공여를 허용한다면 발행어음 자금을 개인 등에게 대출할 수 있게 돼 감독행정상 허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징계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은 "SPC는 상법상 자연인이 아닌 법인이고, 발행어음 자금이 개인이 아닌 법인에게 제공됐기 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자본시장법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게 단기금융업무를 허용하면서 단기금융 업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50% 이상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으로 운용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금융 관련 자산으로 운용하고 남은 자금에 대해서도 개인에 대한 신용공여나 기업금융업무와 관련없는 파생상품 투자를 금하고 있다(자본시장법 시행령 제77조의6 제2항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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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개인대출 혐의와 관련한 제재 여부를 놓고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검사국에서는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개인에게 흘러갔다는 점에서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투증권 등은 특수목적회사에 제공된 자금이라는 점에서 금융거래의 특수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투증권의 발행어음 개인대출 혐의 건은 발행어음 자금의 운용과 관련한 첫 제재 사례가 되느냐, 금융거래 기법의 특수성을 인정하느냐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스1은 한투증권의 발행어음 개인대출 혐의 논란을 둘러싼 이슈를 점검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