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꿈' 매각한 영원한 증권맨 손복조

노하우 담긴 토러스증권, 적자 지속에 매각 결정
평사원에서 회장까지…'샐러리맨 신화' 이어갈까

지난 1월2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열린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를 위한 금융투자협회 임시총회에서 최종 후보에 오른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이 회원사 대표들을 맞이하고 있다. 2018.1.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전민 기자 =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67)이 자신의 지분을 전량 매각한 가운데 그가 평생을 몸담았던 증권업계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손 회장은 전날(31일) 자신의 토러스증권 지분 전량(11.32%)을 부동산 개발업체인 디에스네트웍스에 매각하기로 했다. 손 회장이 토러스증권을 설립한 지 10년 만이다.

◇ 대우증권 샐러리맨, 사장 '금의환향'에 업계 1위 탈환도

손 회장은 평생을 증권업계에 몸담았다. 지난 1984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에 입사해 기획실장·재무담당 상무 등 요직을 거쳤다.

그는 '대우사태' 직후인 2000년 LG투자증권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지만 2004년 대우증권의 사장으로 금의환향하며 '샐러리맨의 신화'를 썼다. 당시 위탁매매(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수익을 내던 증권업계에서 그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자'며 직원들을 독려했고, 취임 후 약 6개월 만에 다시 대우증권을 업계 1위로 올려놓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시 대우증권은 업계 4~5위 수준이었는데, 손 회장이 카리스마로 직원들을 독려하고 이끌면서 1위를 재탈환하는 구심적 역할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그의 경영방식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200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상승장에서도 회전을 통한 브로커리지 영업에 집중한 나머지 위탁계좌 수익률과 자산가치 상승률은 경쟁사보다 뒤처졌다.

◇ 평생의 노하우 담은 토러스투자증권…자본잠식과 매각 결정

사장 연임에 실패하며 2007년 5월 대우증권을 떠난 손 회장은 이듬해인 2008년 토러스증권을 세웠다. 다른 증권사의 영입 제의도 많았지만, 반평생을 몸담았던 대우증권과 경쟁하는 것이 싫어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자신의 노하우를 녹여 토러스증권을 자산관리 전문 증권사로 10~20년 이내에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가졌다. 그러나 같은해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증권업이 큰 타격을 받고, 업황 부진이 이어졌다. 토러스증권도 수년간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졌다.

지난 2016년 손 회장은 강석호 전 동부증권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해에는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지만 결국 낙선하기도 했다.

이후 토러스증권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않았다. 양해각서를 맺은 진원이엔씨가 구주주 지분 매입에 회의적으로 반응하자 매각을 추진하는 강석호 대표와 갈등을 빚었다. 결국 구주주 매매 계약과 잔금 납부가 이뤄지지 않자 매각은 무산됐고, 강 대표는 회사를 떠났다.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한 손 회장은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가 담긴 토러스증권의 새로운 주인으로 디에스네트웍스를 낙점했다. 전날 손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인수를 마친 디에스네트웍스는 이른 시일 내 나머지 주주들의 지분 전량을 매수할 방침이다. <관련 기사:DS네트웍스, 토러스증권 인수…손복조 회장 지분 매각>

◇ '샐러리맨의 신화' 다음 행보는?

업계 관계자는 "손 회장은 비전 제시와 위기관리, 수익 창출 능력은 증권업계에서 손에 꼽을 만큼 뛰어난 분"이라면서 "토러스도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잘 이끌었지만, 과거와 많이 달라진 증권업 환경에서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손 회장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평생을 증권업에 몸담았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도 있지만, 이대로 증권업계를 떠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손 회장이 대우증권을 이끌 당시와 현재는 증권업의 판도와 수익 구조 등 패러다임이 아주 다르다"면서 "바뀐 환경에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증권업계를 떠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