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석 신영증권 부회장 자사주 집중 매입…승계 다지기?

'조금씩 자주' 장내 매입…지분율 8.42%로 상승
16%대이던 자사주 비율도 30%대로 상승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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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원종석 신영증권 부회장이 올해 들어 자사주를 사들이기 위해 자주 시장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일각에선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을 떠나 본격적인 경영권 승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1일 원종석 부회장은 보통주 248주, 종류주 1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원 부회장의 보유 지분은 보통주 기준 79만419주로 지분율은 8.42%다.

원 부회장은 거의 매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 그런데 올해 들어, 특히 9~10월 부쩍 시장에 출입이 잦다. 올해는 보통주와 종류주를 총 46회에 걸쳐 장내 매수했다. 상여금까지 더하면 올해 보통주 지분 기준 총 1만8848주가 늘었다. 지난해 자사주 매입 횟수는 5회였다.

오너기업인 신영증권은 창업주인 원국희 회장(보통주 지분율 16.23%) 등 오너가가 최대주주로 자리 잡고 있다. 1933년생인 원 회장은 1971년부터 신영증권을 경영했고, 47년 만인 지난해 등기 임원에서 물러났다. 실질적인 경영은 지난 2005년부터 원 회장의 아들인 원 부회장이 맡았다.

원 부회장이 원 회장에 이어 2대 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아직 지분 승계는 마치지 않았다. 현재 지분은 증여가 아닌 대부분 직접 조금씩 사 모은 결과다. 2000년 지분율이 1.27%에 불과했는데, 현재 8%대까지 올랐지만, 아직 원 회장의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매해 늘고 있는 신영증권의 자사주다. 과거 16%대(보통주 기준)였던 자사주 지분율은 현재 30%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 8월 자사주 20만주를 취득한 데 이어, 지난 17일 총 106억4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보통주 10만주, 기타주식 10만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신영증권 자사주 지분율은 이번 취득을 마치면 기존 28.67%(보통주)에서 29.73%까지 오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너그룹의 특성을 고려하면 원 부회장의 지분율이 높은 수준은 아닐 수 있다"면서도 "비교적 높은 자사주 지분율이 앞으로 지분 승계 과정에서 우호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앞으로 자사주 소각으로 자연스럽게 원 부회장의 지분율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다. 원 회장 등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율은 6월 기준 26.8%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도 설득력이 있다. 신영증권 주가는 올해 초 5만8000원대였는데 지난 16일 연중 최저점인 5만4800원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증시 하락세로 자사주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증권사 임원들이 적지 않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취득은 주주가치 제고와 임직원 성과보상 차원이며, 공시 내용 외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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