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 "근로자 추천 이사제 추진"

CEO 선임·경영 승계 계획 마련 '지배구조법' 점검
불건전영업→'영업정지·해임권고'…대기업 회계감리 확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2018.6.2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권의 근로자 추천 이사제(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한다. 노동이사제는 지난해 말 윤 원장이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으로서 금융정책 당국에 도입을 권고했지만 거부됐던 대표적인 개혁 정책이다.

윤 원장은 취임 2개월 만인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금융감독 혁신과제'를 밝혔다.

혁신과제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근로자 추천 이사제'다. 윤 원장은 "근로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생각이 금융회사의 경영상 의사 결정 시 반영돼야 한다"며 "금융사 지배구조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에서 집중적으로 사외이사 후보군의 다양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오는 4분기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을 위한 공청회도 열기로 했다. 근로자 추천 이사제의 도입 여부와 도입시 제도 내용, 도입 미선임 사유 등을 '지배구조 연차보고서'상 공시하도록 관련 규정도 강화한다. 사실상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을 감독 당국이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추진하는 모양새다.

윤 원장은 지난해 말 금융혁신위에서 금융·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 도입을 권고했다. 내부 견제 기능을 강화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당시 금융위는 시기상조라며 거절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최고 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개선하고 경영 승계 계획 등을 마련하도록 지배구조법 준수 실태를 점검하는 등 방식으로 압박할 방침이다.

금융지주 경영실태평가를 강화하고(4분기), 금융사 내부통제와 지배구조를 전담하는 전문검사역 제도도 내년 상반기 안에 신설한다. 사외이사의 임기보장이나 인력 지원 등 제대로 내부 견제를 하도록 하는 내용을 지배구조법에 담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난달 은행권에서 먼저 도입한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보험, 증권 등 타금융권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 피해에 대한 금융회사 경영진 책임도 강화한다. 조직적·구조적 불건전 영업행위는 '영업정지'나 '해임권고' 등 중징계로 엄단한다. 지배구조나 내부통제의 미비점으로 인한 사고의 책임이 제대로 시스템을 감독하지 못한 경영진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달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내부통제 TF(태스크포스)에서 종합적인 관련 개선 방안을 마련해 오는 9월 발표한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따라 보험사가 계열사 투자주식을 과도하게 보유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추가 자본 적립을 요구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지분을 29조원 보유한 삼성생명·화재가 개선된 제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대형 금융사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을 사전에 차단하고, 금융그룹 내 계열사 간 부당한 내부거래나 일감 몰아주기도 점검하기로 했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원활한 정착을 지원하고, 기업공시 시스템을 강화함으로써 자본시장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인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불공정거래 행위는 기동조사반 등을 운영해 신속하게 대응한다. 외국인의 자본시장 교란 행위를 철저히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 디지털포렌식 장비, 현장조사권 등 조사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체계도 확립할 방침이다.

분식회계 등으로 사회적 파장이 클 수 있는 대기업에 대한 회계 감시망을 대폭 확충한다. 표본 감리 대상 선정을 확대하고, 규정 위반 시 제재 수준을 강화한다. 제약·바이오산업 회계처리 중 개발비의 자산처리 등 항목을 집중적으로 지도하고 감독하기로 했다. 또 50억원 이상의 고의 회계 분식은 회사 규모와 관계없이 엄중하게 조치하고 관련 감사인(회계법인)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제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계좌추적권이나 자료요구권 등 현재 갖추지 못한 감리 수단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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