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문 회장의 KTB 지키기? 경영권 분쟁 어디로
이병철 부회장의 경영 실책 드러내 경영권 도모할 듯
이사회 처리 여전히 불투명…실패하면 분쟁 장기화
- 김병수 기자
(서울=뉴스1) 김병수 기자 = 지난 1일 KTB투자증권의 긴급 이사회 소집이 알려지면서 경영권 분쟁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권성문 회장이 횡령·배임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경영권을 위협받자, 사실상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풀이한다.
이사회는 소집됐으나 4일 열릴 이사회에서 권성문 회장의 뜻대로 진행될지는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권성문 회장의 뜻대로 이사회가 흘러가지 않으면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 권성문 회장의 긴급 이사회 소집
권성문 회장의 긴급 이사회 소집은 경영을 맡은 이병철 부회장과 최석종 사장 등을 쳐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한다. 권 회장은 부동산·항공 등 대체투자 확대를 통한 KTB투자증권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이 부회장과 최 사장을 영입했다.
그러나 이들의 지분이 권 회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온 상황에서 이번 검찰 수사로 경영권에 위협을 느낀 것으로 해석한다. 현재 권 회장의 지분은 21.96%, 이 부회장은 14%다. 권 부회장의 실제 의결권 주식은 20.22%다. 게다가 이병철 회장은 추가로 지분을 매입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권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기소되면 재판 결과에 따라 금융회사를 계속 경영할 지위를 박탈당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KTB투자증권 등 금융투자회사 3곳에 대한 검사를 통해 권 회장에 대한 혐의 2~3건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미술품 구매와 개인 목적 출장에 회삿돈 6억~7억원을 사용한 혐의 등이다.
영입 세력의 지분이 권 회장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권 회장의 기소와 재판은 경영권이 영입 세력에게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우려한 권 회장 측이 이런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긴급 이사회를 소집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 KTB투자증권 이사진 들여다보니…
그렇다면 권 회장의 생각대로 이사회가 흘러가야 목적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KTB 안팎의 해석은 이사회 소집까지는 됐으나, 아직 안건 상정 등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KTB투자증권의 이사진은 총 7명이다. 권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 이 부회장과 함께 영입된 최석종 사장, 임주재 김앤장 고문, 김용호 김앤장 변호사, 정기승 전 현대증권 감사, 이훈규 전 법무법인 원 고문 등이다. 이번 이사회 소집 발의는 임주재 김앤장 고문이 했다.
이중 김용호 변호사는 권 회장과 대구 심인고등학교 친구다. 검찰 출신인 이훈규 이사도 권 회장 추천으로 사외이사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승 전 감사는 이병철 부회장 등과 함께 새로 사외이사로 인연을 맺었다.
권 회장과 연세대 동문인 임주재 이사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중립지역에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이번에 긴급 이사회 소집을 발의했다. 그래서 임 이사가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누구 손을 들어줄지가 초미의 관전 포인트다. 임 이사는 대구 계성고와 연세대를 나와 지역·학맥으로 권 회장과 연결된다.
KTB 긴급 이사회 소집이 알려진 지난 1일 이병철 부회장 등에 대한 해임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이유도 이것이다. 그동안 중립지대로 알려진 임 이사가 긴급 이사회 소집이라는 액션을 했다면 그가 어느 정도 마음을 굳혔다는 뜻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임 이사는 한국은행으로 금융계와 인연을 맺어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주택금융공사 사장을 역임한 뒤 김앤장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 그러나 여전히 불투명한 향배
이와는 정반대의 해석도 나온다. 임 이사의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라는 직함 때문이다. 현재 김앤장은 권성문 회장의 검찰 수사 등에 관한 법률 자문을 맡고 있다. 김앤장의 입장에선 권성문 회장이 클라이언트다. '사외이사 임주재'로서는 중립지대에 있다고 하더라도 김앤장 입장에선 '클라이언트 권성문'을 계속 무시하기가 어렵지 않았겠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래서 긴급 이사회 소집은 김앤장 고문인 임주재 이사가 총대를 메는 식으로 이뤄졌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이병철 부회장·최석종 사장 해임 안건 상정과 처리는 또 다른 문제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일부 사외이사는 김앤장 소속 고문(임주재)과 변호사(김용호)의 경우 이해 상충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해 상춘 문제는 권 회장에 대한 법률 자문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면 문제가 없다는 반론도 있다.
어쨌든 이런 문제로 '경영 현황 점검'으로 명시된 긴급 이사회 소집 자체가 무산되거나 소집되더라도 긴급 안건 정리와 안건 상정 자체가 어려울 수 있고, 상황에 따라선 사외이사진 간에 격론으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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