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부터 깜깜이 연체이자 없앤다

KDI 연구용역…산정기준 구체화·공시·설명 의무화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직장인 김길동씨(35)는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고 매달 꼬박꼬박 원금과 이자를 갚다가 지난달 갑자기 돈이 달려서 이틀을 연체했다. 대출상품 금리(4%)의 2배가 넘는 연체금리 10%를 물어야 했다. 은행에 문의했지만 "1개월 이하 연체는 대출금리에 최고 6%포인트를 더한다"는 원론적 답변만 받았다. 단 이틀 연체였을 뿐인데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체금리는 이렇게 돈 빌린 사람을 울리는 '깜깜이'로 불린다. 금융사들은 대출 가산금리는 산정 기준을 구체적으로 공시하고 있으나 연체 금리는 기간별 최고 이자율만 공개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석 달을 연체하면 대출금리보다 3배 이상의 연체금리를 내야 한다.

산정 기준도 공개하지 않는 데다, 과거보다 시중 금리는 반 토막이 났는데 연체 가산금리는 연 6~15%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과도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 금융사들은 모범규준에 따라 연체금리를 책정하고, 구체적으로 소비자에게 공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적용할 '연체금리체계 모범규준'을 만들어 올해 하반기부터 전 금융권에서 시행하겠다고 20일 밝혔다.

모범규준에는 체납금 자금운용의 기회비용, 연체관리비용, 대손비용 등 연체 발생으로 생기는 비용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금리를 산정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다.

금융사들이 대출 상품을 팔 때 연체금리가 어떻게 책정됐는지, 기간을 얼마나 언체하면 가산금리가 얼마나 매겨지는지 등을 고객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하도록 의무화한다. 공시도 강화해서 금융사들이 연체금리 산정 때 적용한 요인들을 알려야 한다.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금융당국의 의뢰를 받고 연체금리 산정체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위는 다음 달 중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공청회 등을 통해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올해 하반기 중에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동시에 시행한다.

정은보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금융회사가 연체금리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투명하게 공시·설명하도록 해서 차주 보호를 강화하겠다"며 "공청회 등을 거쳐 필요하면 추가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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