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자살보험금 막판 백기투항…삼성·한화 영향 줄까

(상보) 중징계 직전 발표…지급 규모 1858건 672억
삼성·한화생명, 당혹감 속 "입장변화 없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영신 기자 = 교보생명이 논란이 된 자살보험금(재해사망특약보험금) 미지급건 모두를 주기로 했다. 지급 규모는 총 1858건, 672억원이다.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결정 직전 결국 백기 투항했다.

교보생명은 23일 오전 "소비자 신뢰회복 차원에서 자살보험금 미지급건 모두를 지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007년 9월 기준으로 그 이후 청구건에 대해서는 원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고, 이전 청구건은 원금만 지급한다.

금감원은 이날 오후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교보생명을 비롯한 삼성·한화생명 등 '빅3' 생보사에 대한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예고한 중징계에는 영업정지는 물론 대표이사 문책 경고 및 해임 권고까지 포함돼 있다.

앞서 교보생명은 소멸시효가 지난 자살보험금 중 기초서류(약관) 준수 위반 규정이 법제화된 2011년 1월24일 이후 청구자를 대상으로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기로 했었다.

논의 과정에서 지급 형태를 '위로금'으로 결정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소멸시효가 지난 보험금은 주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과 배임 논란 등에 따른 결정이었으나 영업정지, CEO 문책 등 중징계를 면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교보생명은 삼성·한화생명과 달리 대주주가 직접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중징계가 내려지면 사주인 신창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중징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하더라도 재판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들어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렵다.

이런 판단에서 교보생명은 징계수위를 낮추기 위해 제재심 직전 자살보험금 미지급건 모두 지급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입장을 달리할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생명은 2011년 1월24일 이후 건을 지급대상으로 하되, 2012년 9월5일(대법원 판결) 이후에 대해서만 보험금을 지급하고 그 이전은 자살예방기금을 출연하기로 했다. 한화생명은 2011년 1월24일 이후 건을 지급하기로 했다.

교보생명의 갑작스러운 백기 투항에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당혹스러운 분위기지만 기존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전망이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관계자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고 교보생명의 결정으로 갑작스럽게 추가 논의를 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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