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 늘리겠다'는 은행, 현실은 여전히 대출 확대
3개 시중은행 비이자수익 지난해보다 9~20% 줄어
中企대출은 모두 증가…"단기 실적 매몰되면 안 돼"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비이자이익을 늘리겠다는 시중은행의 다짐에도 성과는 감감무소식이다. 중소기업 대출 등 여전히 이자이익을 통해 수익을 내는 모습이다. 장기적인 성과를 위해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수익을 늘려야 하지만, 여전히 단기 성과에 급급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3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작게는 9%에서 많게는 20%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보유지분 매각으로 인한 수익 등 일회성 요인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비이자이익 실적은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분석이다.
비이자이익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이익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비이자이익 실적이 지난해보다 높아진 우리은행의 상반기 수수료이익은 4680억원. 지난해 상반기보다 6.0% 감소했다. 유가증권·외환·파생(1060억원 증가) 분야에서 선방하지 않았다면 우리은행도 비이자이익이 감소할 뻔했다. 신한은행의 수수료이익도 1.6% 상승하는데 그치는 등 지난해와 비슷했다.
◇ 너도나도 '비이자이익'…현실은 中企대출 증가
올해 초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은 비이자이익을 확대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신년사에서 "수익성 중심의 자산 성장과 함께 비이자 수익 증대에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계열사별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올해 초에 다짐했던 것만큼 비이자수익이 확대되진 않은 셈이다.
반면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은 늘리는 모습을 보였다.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82조46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9%(7조9340억원) 늘었다. 최근 국민은행은 신설 지점 5개를 모두 산업단지에 배치하는 등 중소기업 대출을 전략적으로 강화할 정도다.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3조8000억원(5.1%) 늘어 증가 폭이 제일 컸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비이자이익을 늘리겠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대출 등 이자 수입에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손실도 겹치면서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 수익을 내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 미국 등 비이자이익 비중 20~30%대…한국은 이제 10% 넘어
국내 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해외 은행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총이익에서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9.1%(2014년)·15%(2015년)였다. 미국(37%)과 일본(35%), 독일(26%) 등 주요국 은행은 비이자이익이 은행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임형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이자이익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장기적인 성과를 유지하기 위해선 중소기업 대출 등을 통한 단기적인 실적보다, 이런 비이자이익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은 올해 들어 자동화기기(ATM) 수수료를 인상하고 해외송금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비이자수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수수료 인상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인 저항을 넘어서는 등의 과제가 남았다. 임 연구위원은 "수수료가 금융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는 사회적 인식을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내 은행들은 이를 통해 저금리가 장기화하는 환경에서 수익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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