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장에 '영업통' 아닌 '전략·재무통'..김정태회장의 속내는
하나·외환銀 통합 표류로 사기 저하… 조직 안정이 급선무
통합 무산으로 올해 경영 전략도 수정 불가피
- 송기영 기자
(서울=뉴스1) 송기영 기자 = 김 행장은 전략, 마케팅, 글로벌 사업관련 부행장을 3번이나 맡을 정도로 그룹에서 신임이 두텁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지만 좋은 소통능력과 온화한 성품으로 조직관리에 잡음이 없는 것이 신뢰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11월부터 행장 직무대행을 맡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오며 리더쉽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 일정이 표류함에 따라 하나은행 경영의 중심을 잡고,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수습하는데 김 행장이 적임자라는 것이다.
◇ 하나·외환銀 통합 장기표류… 조직 안정부터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 표류에 따른 조직 안정이 김 행장의 최대 과제로 거론된다. 지난 4일 서울중앙지법이 하나·외환은행의 합병 절차를 중단하라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하나은행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졌다.
여기에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주도했던 하나금융 이우공 부사장(CFO·CSO)과 정진용 상무(준법감시인), 외환은행 주재중 전무 등 임원 3명이 최근 사퇴하면서 하나은행 내부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뒤숭숭하다.
이들 3명의 임원은 법원 가처분신청 인용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게 중론이다. 표면적 이유는 '자진사퇴'지만,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는 것이다.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 표류로 인해 흩어진 조직을 추스리는 것이 급선무다. 또 외환은행 노조와 대화의 물꼬를 터 가처분 인용의 효력시점인 6월30일까지 통합 동력을 마련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신임 행장은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인 글로벌 분야를 도약시키는 동시에 원활한 양행 통합과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김 회장이 하나은행장 시절에 경영관리그룹 부행장 역할을 원활히 수행한 바 있어 김 회장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그룹의 지배구조체계를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 외환은행과 조기합병 표류로 경영전략 궤도수정 불가피
하나금융은 당초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통해 그룹 수익 구조를 리모델링할 계획이었다. 하나은행은 투자금융사에서 출발한 후발 은행으로 자금조달비용이 높아 마진이 은행중에 가장 낮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원화예수금 116조420억원 가운데 핵심 저금리성예금은 19조4220억원(16.7%)에 불과하다. 외환은행의 지난해 원화예수금은 54조1110억원으로 하나은행의 절반 수준이지만, 저금리성예금은 25.8%(13조9270억원)에 달한다.
저금리성예금 비율이 적어 순이자마진(NIM) 방어도 취약하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NIM은 1.47%로 전년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하나금융이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추진했던 배경도 하나은행의 취약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하나금융은 조기 통합을 통해 비용절감과 수익증대로 연간 약 3700억원의 추가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둘이 합치면 여신규모나 자산규모는 신한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러나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작업이 표류하면서 이같은 경영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김 행장은 올해 하나은행의 경영 전략을 완전한 새판에서 수립해야 한다.
◇ 복잡해진 차기 통합 행장 인선 구도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이 임기 도중 사퇴한 뒤 직무대행 체제를 유지해왔다. 은행통합을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김정태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었다. 은행통합을 위해 김한조 외환은행장을 등단시킨 상태에서 하나은행까지 새 행장을 내정할 경우 통합 은행장을 놓고 불필요한 잡음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원이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에 제동을 걸면서 하나은행장 선출을 안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차기 통합 행장 구도가 경쟁상태가 됐다.
김병호 행장의 임기는 2년이다. 2년 내 하나·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이뤄낼 경우 김한조 행장과 통합 행장을 놓고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외환은행 노조와 합의토록 정해준 시한은 6월말이다. 하나금융으로서는 이 기간내 합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법원 결정으로 인해 은행통합에 대한 직접적 미션을 가진 김한조 행장의 리더쉽에 타격을 입은 모양새다. 그러나 끝을 봐야하는 일인 만큼 두 행장의 입지는 달라질 수 있어 통합 행장 구도는 예단할 수 없다는 것이 하나금융 내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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