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DR, 외국인이 눈빠지게 기다린다"
올해 잇따라 발행되면 관심..한국기업 워낙 발행안해 품귀
예탁원주최 DR발행포럼에서 국제투자자 관심 지대
- 강현창 기자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기업이 해외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으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까. 휴대폰이나 자동차 등을 만들어 직접 해외시장에 내놓아 회사를 알리는 방법이 일반적이겠지만 모든 기업이 그럴 수는 없는 법이다.
큰돈과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해외IR(기업소개) 행사를 한다고 해도 투자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고도로 정교화된 금융시장에는 이보다 쉽고 빠른 방법이 있다. 바로 해외시장에 주식예탁증서(DR)을 상장하는 것이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라오홀딩스가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통해 싱가포르 증시 상장 계획을 밝히면서 DR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DR발행은 지난 2011년 OCI 이후 한동안 없었다가 올해 발행이 잇따라 성사되면서 다시 그 활용도가 주목받고 있다.
DR은 해외투자자가 국내주식(해외투자자 입장에서는 해외주식)을 자국의 주식처럼 살 수 있게 해주는 상품이다.
기업이 국내에서 발행한 주식을 금융사에 예탁한 뒤 이와 동일한 규모로 해외에서 발행해 유통시키는 방식이다. DR을 통하면 해외 투자자들도 한국 주식을 자국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다. DR은 유상증자에 보다 주가디스카운트(할인)이 낮은 편이라 보다 안정적인 증자방법으로 꼽힌다.
지난 30일 열린 한국예탁결제원의 '해외직접금융 활성화를 위한 DR발행포럼'의 열기에서도 이같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자리에는 홍콩거래소와 싱가포르거래소, OTC Markets(미국 장외시장) 등 주요 해외 거래소 관계자들과 국내 102개 기업의 관계자 17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 기업들의 해외 DR발행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특히 한국기업의 DR발행 유치를 두고 홍콩거래소(HKEX)와 싱가포르거래소의 경쟁이 치열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마이클 챈(Michael Chan) HKEX 국제시장부 상무는 "지난 2007~2012년 글로벌 경기침체 가운데에서도 HKEX에 상장하고자 하는 기업의 상장 신청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2013년에만 IPO로 85억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거래소는 규모는 홍콩보다 작지만 이미 국내 기업들과 친숙하다. 지난 2011년 5월에 발행한 OCI의 DR과 올해 2월에 발행한 영원무역의 DR이 모두 싱가포르거래소에 상장됐기 때문이다.
로렌스 웡(Lawrence Wong) 싱가포르거래소 상장부 담당 상무는 "싱가포르증권거래소는 다른 증권거래소에 비해 자국기업 대비 해외기업의 상장비율이 높은 진정한 국제적인 거래소"라며 "3000개 이상의 전문투자자(기관)가 참여하고 있는 아시아의 웰스매니지먼트허브(Wealth Management Hub)"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OTC Markets(OTCQX·벤처ㆍ신생기업 증권거래 전문 장외시장)도 한국시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크롬웰 코울슨(Cornwell Coulson) OTCQX 사장은 "OTCQX는 투명한 가격체계, 완전한 전자적 거래시스템 제공, 높은 유동성을 자랑한다"며 "이미 아디다스와 알리안츠 등 글로벌 대형주들이 상장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레고리 로스(Gregory Roath) 뉴욕멜론은행 아시아 태평양지역 DR 책임자는 한국기업들이 좀더 많은 DR을 해외에 상장시켜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기업들의 DR발행이 적어 외국인들이 투자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북미권 자산운용사들이 한국시장의 낮은 ADR(미국에서 통용되는 DR) 커버리지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마켓지수를 통해 한국주식에 투자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MSCI 이머징마켓지수에서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큰 비중(15.5%)을 차지하고 있으나 ADR 커버리지는 9%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끝으로 최근 국내기업이 발행한 해외DR(OCI·영원무역)을 주관한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의 김세원 이사는 "OCI 및 영원무역 모두 2.7%의 매우 낮은 디스카운트로 GDR(유럽 등에서 통용되는 DR)발행에 성공했다"며 "OCI은 동종업계 대비 48%의 프리미엄으로 최종 DR발행가격이 결정됐고, 영원무역은 DR발행일에 52주간 최고거래량의 90%가 거래되는 등 국내 기업의 DR발행은 해외에서도 기다리는 이슈"라고 설명했다.<br>
kh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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