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하이닉스 신용등급 국내외서 7단계 차이

한은 금융안정보고서 "대기업에 관대..중기엔 엄격"
돈맥경화 왜곡..해외자금 유입에 걸림돌 될 수도

© News1

(서울=뉴스1) 배성민 기자 = 현대제철, SK하이닉스, 포스코 등에 대한 신용등급 평가에서 국내 신용 평가사와 글로벌 신평사의 등급차이가 최고 7단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계열사에 대한 관대함 등이 작용한 결과로 국내 회사채 시장에 대한 국제적인 외면, 우량 중소기업 채권에 대한 대출 기피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31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국내 주요 기업의 신용평가 등급은 국내사(한신평)와 해외 글로벌 신평사(S&P, 무디스)간에 최고 7등급 차이가 났다.

포스코, 현대차, 현대제철, S-Oil, 현대제철, SK하이닉스 등에서 최고 7단계 차이로 두드러졌고 SK텔레콤, 이마트, LG전자, KT 등도 6 ~ 7단계 차이로 나타났다. GS건설은 S&P의 경우 외부에 공표하는 신용등급 자체가 없었다.

한은은 대기업 계열 기업의 경우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에 대해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을 근거로 높은 신용평가등급을 부여하는 관행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관행(관대한 신용평가) 때문에 위험가중치가 실제보다 과소평가돼 있는 우량기업에의 대출을 은행 등이 선호하게 돼 등급이 낮은 비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을 더욱 기피하게 돼 신용공급경로가 왜곡될 소지가 있다는게 한은의 경고다.

또 국내 기업에 대한 글로벌 및 국내 신용평가회사 간 신용평가등급의 상이함 등으로 인해 국내 발행 회사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 역시 저하되면서 회사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이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독자신용등급제도(대기업계열 기업이라 하더라도 모기업 등 외부로부터의 자금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고 해당 기업의 펀더멘털만을 반영하여 신용평가등급을 산정토록 하는 신용평가제도)의 도입, 은행 등의 자체 신용평가 역량 강화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국내 신용평가회사만을 대상으로 경쟁환경을 조성하기 쉽지 않을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외국 신용평가회사의 국내 진입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신평사는 외국사들이 지분을 갖고 있거나 제휴 관계긴 하지만 사실상 독자적인 활동을 해 오고 있다.

baes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