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최수현 원장 청와대 회동 숨길일 아닌데.."

"괜히 숨겨 위증논란만..너무 조심해 오해자초"

이훈철 기자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한 책임문제로 집중 추궁을 받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최수현 원장이 18일 국감에서 진땀을 흘렸다. 워낙 민감한 사안들을 다루는 금감원인지라 한 마디 한마디가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어 유리 위를 걷듯 대답하는 바람에 실수를 연발하기도 했다.

"민감한 시기에 오해가 생길까 봐..."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던 시기 청와대 관계자를 만났느냐는 질문에 최 원장은 내내 침묵으로 일관한 채 추후 서면을 통해 답변하겠다고 하다가 '회동 자리에 신제윤 위원장이 있었느냐'는 김기식 의원의 다그침에 '그렇다'고 실토하고 말았다.

전날 금융위원회 국감에서 청와대에 동양사태를 보고하거나 논의한 적이 없다던 신 위원장의 발언과 배치되는 것이라 파장을 일으켰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청와대 수석실과 논의했지만 대통령에게 보고한 바 없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정작 국회 정무위원들은 '청와대 회동'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금융당국 수장이) 청와대 비서관과 산업은행장을 만난 건 큰 문제가 아니다"며 "오히려 동양사태가 임박한 시기 청와대가 관심이 없었다면 그게 더 큰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숨길 일이 아닌데 괜히 뭔가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숨기는 바람에 논란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입술을 깨물며 생각에 잠겨 있다. 2013.10.18/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최 원장이 정무위원들과 질의답변 과정에서 '동양그룹과 유사한 4곳의 대기업 있다'고 말한 것도 한때 파장을 일으켰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이 '동양사태가 재현될 수 있는 회사가 몇개나 되는가'라고 묻자 최 원장이 "(동양그룹과 유사한 대기업이) 4곳 정도가 되는데 밝히긴 어렵다"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동양그룹처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있는 대기업이 있고 이들을 감독당국이 주시하고 있다는 얘기가 돼 파장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국감이 진행되는 도중 보도자료를 통해 동양그룹만큼 위험하게 자금을 조달하는 대기업이 4곳 있다는 뜻이 아니라 증권사를 소유하고 있는 재벌 계열사가 4곳 있다는 의미였다고 수습에 나섰다.

최 원장도 "동양이 문제가 된 건 투자부적격 등급의 회사채 등이 유통됐기 때문"이라며 "정상적으로 기업어음(CP)이 유통되는 4곳은 문제가 없다"고 정리했다.

boazh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