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美연준 의장에 '옐런'..시장 요동칠 일 줄었다"

옐런, 버냉키와 같은 '비둘기파'…"속도 내진 않을 듯"
"올 12월이나 내년 1월 초 소규모로 개시될 가능성 높아"

자넷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부의장. © 로이터=뉴스1 윤태형 기자

(서울=뉴스1) 고유선 기자 =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부의장이 차기 연준 의장에 지명될 예정이라는 소식에 향후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슈가 어떻게 진행될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단 우리 증권가는 옐런 부의장이 매파가 아닌 벤 버냉키 의장과 같은 비둘기파이기 때문에 급격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냉키 의장이 제시해놓은 로드맵을 옐런 부의장이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곧 시장의 불확실성이 그만큼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 버냉키 의장은 그간 수 차례 "경제가 연준의 전망대로 회복된다면 하반기 중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고 내년 중반쯤 이를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버냉키 의장이 물러나는 내년 1월 초쯤 함께 교체되는 FOMC(공개시장위원회) 위원들의 면면도 현재처럼 비둘기파가 우세한 상황이 될 것이라는 점도 옐런 체제에서도 버냉키 의장 때와 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 시작 시기에 대해서는 올 12월이나 내년 1월 초쯤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테이퍼링 시작 시점과 규모를 결정하는 FOMC(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는 6주마다 한 번씩, 일년에 대략 여덟 차례 열린다. 다가오는 FOMC회의는 10월29일부터 30일, 12월17일부터 18일, 내년 1월28일부터 29일 등이다.

그러나 10월에는 연방정부 폐쇄와 부채한도협상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테이퍼링 결정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장 연방정부 폐쇄로 각종 경제지표들이 발표되지 않고 있을 뿐더러 미국 정치권이 17일까지 부채한도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부터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연방정부 폐쇄로 경기흐름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10월 달에 테이퍼링을 실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다만 버냉키 의장이 '연내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기 때문에 올해 안으로 실시하지 않으면 '경기가 안 좋으니까 테이퍼링이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있어 12월께에는 시작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잠재우고 통화정책의 신뢰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라도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시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재환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옐런 부의장은 비둘기파 중에서도 비둘기적 성향이 강했기 때문에 쉽게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 같진 않다"며 "지금은 경제지표가 좋게 나와도 기본적으로 회복 속도가 더딜 수 있어 내년 초쯤 시작될 가능성이 의외로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연방정부 폐쇄라는 GDP 0.3~0.5% 정도의 하락요인이 발생해 테이퍼링 개시와 연관된 실업률 등의 지표들이 쉽게 좋아질 것 같진 않다"고 부연했다.

그는 "12월 달에 테이퍼링이 시작된다고 해도 그 규모는 지난 9월 정례회의 당시의 시장 컨센서스(대체적인 전망치)인 50억~100억 달러 정도보다 많진 않을 것"이라며 "시작된다고 해도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옐런 부의장의 지명이 우리 증시에 당장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달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차기 의장후보 자리에서 사퇴했을 때부터 옐런 부의장의 지명은 사실상 확정적이었다는 까닭이다.

아울러 지금 당장은 17일로 예정된 부채한도협상 마감일까지 정치권이 협상을 이뤄내느냐 마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시장이 옐런 지명으로 크게 요동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k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