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주담대' 기대반 우려반…대출시 유의할 점은?
만기 길어지면 대출한도 늘어나고 月원리금 줄어들어
5억 대출시 총이자 '30년 4억'→'50년 7.4억' 껑충
- 국종환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정부가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최대 50년 만기 '초장기 정책모기지'(주택담보대출)를 출시하기로 하면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젊은 층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출만기가 길어지면 매달 은행에 내는 원리금 부담이 줄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로 줄어든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초장기 주담대는 이자가 원금에 육박하거나 원금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는 데다, 집값이 하락할 경우 평생 '빚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정부는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50년 초장기 모기지를 오는 8월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품은 주택금융공사에서 적정금리·리스크 분석, 내부규정 개선 등을 거쳐 정책모기지로 제공한다.
기존 은행권의 주담대 최장 만기는 35년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젊은 층의 대출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주금공을 통해 청년·신혼부부 한정으로 40년 만기 정책모기지를 내놓은 바 있다. 그러자 시중은행들도 지난달부터 모든 계층이 이용할 수 있는 40년 만기 주담대를 잇달아 내놓았다. 이번에 정부가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 계획을 밝히면 시중은행들도 상품 출시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연소득이 5000만원인 차주가 30년 만기(연 4.4% 금리)로 주담대를 이용할 경우 DSR 40%가 적용돼 최대 3억33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DSR은 연소득에서 연간 원리금 총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권의 경우 40%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대출기간을 40년으로 늘릴 경우 매월 갚는 원리금이 줄어들면서 대출한도가 3억7500만원으로 4000만원 이상 늘어나게 된다. 만기를 50년까지 늘리면 한도는 4억300만원으로 3000만원 더 늘어나게 된다.
원리금 상환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5억원의 대출을 40년 만기, 연 4.4% 금리, 원리금균등분할 조건으로 빌렸을 경우 매월 은행에 갚아야 하는 원리금은 약 222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대출만기를 50년으로 늘리면 원리금은 206만원으로 16만원 줄어든다. 30년만기(월상환액 250만원) 때와 비교하면 원리금 부담이 44만원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금리상승기 차주들의 상환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대출기간이 늘면서 은행에 지불하는 이자가 그만큼 늘어나는 것은 유의해야 한다. 30년 만기(연 4.4%)로 5억원을 빌릴 때는 총대출이자가 약 4억136만원으로 원금의 약 80% 수준이지만, 50년 만기로 빌리면 총대출이자는 약 7억3769만원으로 원금의 147% 수준까지 늘어난다. 이자가 원금보다 많아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50년 만기 주담대를 기대하는 사람들은 대출이자가 많이 늘어나더라도 장기적으로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집값 상승분이 이자를 상쇄하고도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최근 집값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집값이 하락할 경우 중도에 상환하지도 못하고 평생 빚에 묶여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이와 함께 중산·서민층 주거 안정을 위해 3분기부터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 지역별로 60~70%로 묶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완화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 있는 5억원 상당 아파트 구입을 희망하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는 대출 한도가 기존 3억원(LTV 60%)에서 4억원(LTV 80%)으로 확대되는 효과를 보게 된다.
정부는 또 현 소득이 낮은 청년층에 불리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DSR 규제는 3분기 중 가이드라인을 개선해 미래소득이 더욱 정확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DSR 미래소득 반영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DSR 산정 시 청년층의 미래소득이 반영될 수 있도록 길을 열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이 규정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미래소득 반영 폭을 확대하면서 현장의 적극적 활용을 유도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당수 고객이 당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대출 이용 시 최장 만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출규제가 완화되는 시점에서 여러 주변 경제 상황들을 고려해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jhku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