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수수료 '0원' 승부수…코빗, 침체장 뚫고 '점유율 0.2%' 늪 벗어날까

24일부터 원화마켓 전 종목 거래수수료 면제
코빗 점유율 0.2%대 그쳐…업비트·빗썸 97% 달해

디지털엑스 로고. 디지털엑스 제공.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미래에셋그룹에 인수된 코빗이 1년간 거래수수료 전면 무료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에서 점유율이 0.2%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당장의 수수료 수익을 포기하고 거래량과 고객 기반을 확보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다만 업비트와 빗썸이 시장의 97% 이상을 장악한 양강 구도가 굳어진 만큼 '수수료 0원'만으로 이용자의 주거래 거래소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결국 미래에셋그룹의 고객 기반과 금융상품 경쟁력을 얼마나 코빗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점유율 반등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빗 운영사 디지털엑스는 이날 오전 9시부터 1년간 원화마켓 전 종목의 거래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했다.

오세진 디지털엑스 대표는 "이번 수수료 전면 무료화를 통해 조금이나마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며 "향후 디지털자산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라인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에셋그룹과의 고객동맹을 통한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 등에 업고 점유율 확대 시동

업계에서는 이번 수수료 무료화를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 이후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승부수로 보고 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국내 원화거래소 시장점유율은 업비트 73.27%, 빗썸 24.30%, 코인원 2.16%, 코빗 0.24%, 고팍스 0.03%다. 업비트와 빗썸이 시장의 97%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코빗으로서는 거래량 확대를 통한 시장점유율 제고가 절체절명의 과제다.

수수료 전면 무료화는 거래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카드다. 거래량이 늘면 매수·매도 호가가 두꺼워지고 스프레드가 좁아져 유동성이 개선된다. 개선된 거래 환경이 다시 신규 투자자를 불러들이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단기 이벤트가 아닌 '1년'이라는 기간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일회성 마케팅보다 이용자의 주거래 거래소 이동까지 겨냥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래에셋의 자본력과 고객 기반을 활용해 코빗의 약점이었던 거래량과 유동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미래에셋은 코빗 인수 직후 대규모 자본 투입에도 나섰다. 디지털엑스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약 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신주는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전량 인수하며 납입일은 오는 27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빗은 미래에셋그룹 편입 이후 대규모 투자를 받는 만큼 공격적인 수수료 정책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며 "미래에셋이 구상하는 '미래에셋 3.0'을 위해 필요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점유율과 고객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업비트도 '0원' 경쟁…수수료만으로 판 흔들 수 있을까

업계 1위 업비트도 일부 시장에서 수수료 무료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달 26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원화마켓 스테이블코인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 연장했다. 당초 이달 2일까지였던 이벤트를 잇달아 연장하면서 무료 거래 기간은 총 36일로 늘었다. 대상도 USDT·USDC·USDE·USDS·USD1·RLUSD·USDG 등 7종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업비트의 행보를 코빗과는 다른 성격으로 보고 있다. 후발주자인 코빗이 미래에셋 편입을 계기로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면 압도적 1위인 업비트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거래량과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두나무가 기업결합을 앞둔 만큼 거래량과 기업가치를 방어하려는 목적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비트가 스테이블코인 수수료 무료 이벤트와 거래지원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기업결합을 앞두고 밸류 하락을 방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며 "거래량과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려 기존 교환 비율의 근거를 유지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수수료 무료화가 실제 고객 이동으로 이어질지 여부다.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는 수수료뿐 아니라 거래량과 유동성, 거래지원 종목, 서비스 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거래소를 선택한다. 특히 거래량이 이미 업비트와 빗썸에 집중돼 있어 수수료만 낮춘다고 이용자가 곧바로 주거래 거래소를 옮긴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코빗이 1년간의 '수수료 0원'을 일시적인 거래량 증가에 그치지 않고 장기 고객 확보로 연결하려면 미래에셋과의 시너지를 구체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무료화는 이용자가 코빗을 한번 써보도록 만드는 유인은 될 수 있지만 거래소를 계속 이용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유동성과 상품, 서비스 경쟁력"이라며 "미래에셋 고객을 얼마나 실제 코빗 이용자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이번 전략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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