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고, 인수 대신 VASP 직접 취득…글로벌 기업 첫 사례

4개월 만에 신규 VASP 신고 수리…기존 사업자 인수 아닌 직접 진출
하나금융·SKT 주주 참여…기관용 디지털자산 인프라 시장 공략

비트고코리아 제공.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글로벌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비트고의 한국 법인 비트고코리아가 금융정보분석원(FIU)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수리를 받았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기업이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신규 법인을 설립한 뒤 직접 신고 심사를 통과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FIU는 최근 비트고코리아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수리했다. 신규 VASP 신고 수리는 지난 4월 23일 안랩블록체인컴퍼니의 'ABC Cloud Wallet'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기존 VASP 인수 아닌 신규 취득…글로벌 기업 첫 사례

비트고코리아의 신고 수리는 글로벌 디지털자산 기업이 국내에 신규 법인을 설립해 VASP 자격을 취득한 첫 사례다.

앞서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들은 이미 VASP 신고를 마친 국내 사업자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크립토닷컴은 2022년 오케이비트를, 바이낸스는 2023년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의 지분을 인수했다.

해외 법인이 VASP 신고 수리를 받은 전례도 있다. 다날의 스위스 자회사 페이프로토콜AG는 2022년 FIU로부터 VASP 신고 수리를 받았다.

비트고코리아는 기존 사업자 인수 대신 한국 법인을 새로 설립하고 비트고의 기술과 시스템을 국내에 직접 도입했다. 정보보호관리체계(ISMS)와 자금세탁방지(AML), 내부통제, 보안·운영체계 등을 국내 규제 기준에 맞춰 구축해 신규 사업자 심사를 거쳤다.

하나금융·SKT 손잡은 비트고…기관용 디지털자산 시장 공략

비트고는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된 기관용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이다. 디지털자산 지갑과 수탁을 기반으로 거래·유동성, 스테이킹, 결제·정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다. 현재 100여개국에서 금융기관과 거래소, 핀테크 등 5800여개 기관·기업 고객을 두고 있다.

비트고는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2024년에 한국 법인 비트고코리아를 설립했다. 기존 국내 VASP를 인수하는 대신 별도 법인을 세우고 비트고의 기술과 시스템을 국내 규제 기준에 맞춰 구축했다. 비트고코리아 주요 주주로는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이 참여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과 SK텔레콤은 각각 약 25%,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비트고코리아는 이번 VASP 신고 수리를 계기로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을 대상으로 기관용 디지털자산 사업을 본격화한다. 신고 업무 범위는 가상자산 이전과 보관·관리, 가상자산 매도·매수 및 다른 가상자산과의 교환에 대한 중개·알선·대행 등이다.

기관용 디지털자산 수탁과 지갑 인프라가 주요 사업이다. 금융회사와 기업이 비트고의 기술을 활용해 자체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키 관리와 권한·승인 체계, 거래 정책, 보안·컴플라이언스 기능 등을 제공한다. 관련 기능을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 기존 시스템과 연동하는 방식이다. 향후 자산 이전·거래 등으로 국내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첸 팡 비트고코리아 대표이사 겸 비트고 최고수익책임자(CRO)는 "한국 고객을 대상으로 장기적으로 사업하려는 글로벌 기업이라면 한국의 규제 테두리 안에서 기술과 시스템을 검증받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해외 사업자가 한국 시장에 진입할 때 지켜야 할 규제 준수와 책임의 기준을 재정립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고 말했다.

yellowpa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