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빗썸 상장 종목 닮아간다…5월 키워드는 AI·DePIN

빗썸 선상장 후 업비트 편입 잇따라…파로스·슈퍼폼은 업비트가 先상장
AI 열풍에 인프라 수요 확대…AI·DePIN 프로젝트 원화마켓 입성

비트코인 상징이 새겨진 동전 ⓒ AFP=뉴스1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국내 양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이 5월 들어 유사한 원화마켓 상장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양 거래소가 상장한 종목 상당수가 중복된 가운데 인공지능(AI)과 DePIN(탈중앙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 프로젝트가 신규 상장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지난 5월 △도그위프햇(WIF) △비쓰리(B3) △파로스(PROS) △베니스토큰(VVV) △슈퍼폼(UP) △아이리스(IRYS) △오리진트레일(TRAC) △아이오넷(IO) 등 8개 가상자산을 원화마켓에 상장했다.

빗썸은 △엣지엑스(EDGEX) △파로스(PROS) △슈퍼폼(UP) △젠신(AIGENSYN) △오픈그라디언트(OPG) △빌리언즈(BILL) 등 6개 가상자산을 원화마켓에 추가했다.

거래소 경쟁 속 상장 종목 '동조화'

눈에 띄는 부분은 양 거래소의 상장 종목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이다. 업비트가 5월 원화마켓에 상장한 △도그위프햇(WIF) △비쓰리(B3) △베니스토큰(VVV) △아이리스(IRYS) △오리진트레일(TRAC) △아이오넷(IO) 등 6개 가상자산은 모두 빗썸이 앞서 거래 지원에 나섰던 종목들이다. 이후 업비트가 해당 프로젝트들을 잇달아 원화마켓에 편입하면서 양 거래소의 상장 종목이 유사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파로스(PROS)와 슈퍼폼(UP)은 업비트가 먼저 상장을 발표했고 이후 빗썸이 거래 지원에 나섰다. 파로스는 업비트가 5월 8일 오후 6시 30분 상장을 발표한 뒤 약 20여분 후 빗썸이 상장 공지를 게재했다. 슈퍼폼 역시 업비트가 5월 13일 오후 6시 27분 상장을 알린 뒤 약 20여분 만에 빗썸이 거래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상장 순서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양 거래소가 선택한 종목군은 상당 부분 일치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업비트와 빗썸 간 점유율 경쟁을 꼽는다. 신규 상장 종목은 상장 직후 거래량과 이용자 관심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 거래소 입장에서는 이를 놓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준성 쟁글 연구원은 "최근 빗썸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업비트와의 격차가 과거보다 좁혀지고 있다"며 "신규 토큰의 경우 한 거래소가 먼저 상장하면 초기 거래량과 이용자 유입이 해당 거래소에 집중될 수 있어 양 거래소 모두 시장 관심도가 높은 종목에 대해서는 비슷한 시점에 상장하려는 유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경쟁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종목의 경우에도 거래 수요와 유동성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고 판단할 수 있어 후속 상장을 통해 해당 수요를 흡수하려는 전략이 가능하다"며 "결국 신규 토큰은 거래량 선점을 막기 위한 경쟁이, 기존 종목은 검증된 거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열풍에 DePIN까지…5월 상장 키워드 부상

다만 이번 5월 상장에서 더욱 주목받는 부분은 특정 섹터에 대한 거래소들의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AI 분야에서는 베니스토큰(VVV), 젠신(AIGENSYN), 오리진트레일(TRAC)이 원화마켓에 이름을 올렸다.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 데이터 검증 인프라 등 인공지능 관련 프로젝트들이 잇따라 상장되면서 국내 거래소들이 AI 내러티브를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DePIN 섹터 역시 강세를 보였다. 아이리스(IRYS), 오픈그라디언트(OPG), 아이오넷(IO)이 대표적이다. 분산형 데이터 저장과 GPU 네트워크, AI 인프라 구축 등 실물 인프라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프로젝트들이 대거 원화마켓에 진입했다.

업계에서는 AI와 DePIN이 최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핵심 투자 테마로 부상한 점이 이번 상장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오픈AI와 엔트로픽 등 주요 기업을 중심으로 생성형 AI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AI 산업 전반으로 확대됐고, 이러한 흐름이 가상자산 시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최근 AI 산업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크립토 시장에서도 AI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AI 모델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면서 GPU 네트워크, 분산형 스토리지, 데이터 인프라 등을 제공하는 DePIN 프로젝트들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 입장에서도 시장 관심도가 높고 향후 수요가 기대되는 AI·DePIN 프로젝트를 우선적으로 검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yellowpap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