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선박 보험도 비트코인 결제…코인에 꽂힌 이란, 왜?

이란, 비트코인 결제 기반 해상 보험 추진…은행망 대신 블록체인 선택
제재 우회 논란 및 사업성 우려도 존재…"금융·블록체인 결합 가속할 것"

오만 무산담 인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15일(현지시간) 선박들이 항해하고 있다. 2026.05.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대상으로 비트코인(BTC) 결제 기반 해상 보험 도입을 추진한다. 가상자산이 투자 자산을 넘어 국제 무역과 해운 금융 영역에서 국가 단위 결제·정산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이란 국영 매체 파르스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비트코인 기반 해상 보험 플랫폼 '호르무즈 세이프'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플랫폼은 호르무즈 해협 등 전략적 해상 요충지를 통과하는 화물 운송 선박을 대상으로 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플랫폼 운영 규정에 따르면 보험료는 비트코인으로 정산되며, 승인 즉시 보장이 시작된다.

이란 경제부는 지난 4월 말부터 해당 모델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검사·억류·압류 등에 대비한 보험 상품을 통해 10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 상당 부분이 지나는 핵심 에너지 운송로다. 국제 유가와 해운·물류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전략 지역으로 꼽힌다.

이번 서비스 출시는 이란이 가상자산을 국가 단위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이란은 지난달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의 통행료를 위안화 또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단순 보험 서비스 출시를 넘어 블록체인 기반 결제망이 국제 무역과 해운 금융 영역으로 확장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기존 은행망보다 송금 속도가 빠르고 중개 절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간 결제 인프라로서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국제 금융 제재를 받는 이란이 글로벌 금융망을 우회하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도미닉 존 제우스리서치 분석가는 "비트코인 기반 보험은 제재 회피 목적의 제한적 거래 환경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업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라이언 윤 타이거리서치 선임연구원은 "플랫폼 출시 계획은 공개됐지만 실제 이용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미국의 2차 제재 가능성 때문에 글로벌 해운사들이 참여를 꺼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은 거래 내역이 공개돼 자금 흐름 추적이 상대적으로 쉽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제재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해당 상품을 이용하려는 선박 수요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이번 사례가 가상자산이 국가 단위 금융·결제 시스템으로 편입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금융사들도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을 활용한 실시간 결제·정산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금융 영역과 블록체인은 매우 빠르게 결합하고 있다"며 "국제 무역과 해운 시장에서도 가상자산 기반 금융 인프라 논의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hsn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