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는 기관이 키우는데…韓 거래소는 '개미판'[법인투자 표류]②
美 거래소는 기관 자금으로 사업 다각화
국내는 개인 투자자 수수료 의존 지속
- 황지현 기자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기관 투자자 기반 아래 거래·수탁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국내 거래소들은 여전히 개인 투자자 거래 수수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으면서 국내 거래소 산업 전반이 '개미 의존형 사업모델'에 갇혀 있는 신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코인베이스가 최근 공개한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전체 거래량 2020억 달러 가운데 약 82%인 1660억 달러가 기관 고객 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수익만 놓고 보면 개인 투자자 비중이 더 컸다. 코인베이스의 1분기 전체 거래 수익 7억 5600만 달러 가운데 개인 투자자 부문은 5억 6700만 달러, 기관 부문은 1억 3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개인 투자자의 경우 단기 매매와 빈번한 거래가 많아 수수료 수익 기여도가 높은 반면, 기관 투자자는 자산을 장기간 보유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인베이스는 단순 가상자산 거래에 머물지 않고 기관 전용 플랫폼 '코인베이스 프라임(Coinbase Prime)'을 통해 커스터디(수탁), 스테이킹, 대출, 자산관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실제 코인베이스의 올해 1분기 구독 및 서비스 매출은 5억 8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기관 투자자 유입 확대에 따른 수탁·스테이킹 사업 성장 영향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전인 2023년 1분기 구독·서비스 매출은 3억 5500만 달러 수준이었다. 이후 2024년 1월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기관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매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 1분기에는 5억 8400만 달러까지 늘어났다. 업계에서는 거래량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기관 기반 서비스 매출이 실적 방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국내 거래소들은 사실상 개인 투자자 매매 수수료에 대부분의 수익을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은 2346억 원이다. 이 가운데 수수료 매출은 2287억 원으로 전체의 97.49%를 차지했다. 수수료 매출에는 업비트, 업비트 NFT, 업비트 스테이킹 등 업비트 플랫폼 관련 사업이 포함됐다.
업비트에서는 개인 투자자 중심 거래만 가능한 만큼 사실상 핵심 수익 대부분이 개인 투자자 거래 수수료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빗썸 역시 수수료 중심 수익 구조가 두드러졌다. 빗썸의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은 824억 8198만 원으로, 이 가운데 거래 플랫폼 수수료 매출이 824억 7742만 원으로 99.99%를 차지했다. 기타 매출 비중은 0.01% 수준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 구조 자체가 기관 자금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막혀 있는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상장사와 일반 법인의 가상자산 직접 투자 및 거래 참여가 제한돼 있다. 전문투자자 중심의 일부 시범 논의는 이어지고 있지만 제도화는 여전히 지연되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초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 로드맵'을 내놓으며 하반기부터 상장사 및 전문투자자 등록법인 약 3500곳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매매를 시범 허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후속 조치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이 때문에 국내 거래소들은 거래량이 급증하는 상승장에서는 실적이 급등하지만 개인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하락장에서는 수익성이 급격히 흔들리는 구조를 반복하고 있다.
반면 미국 시장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기관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며 거래소 사업모델도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기관 대상 커스터디·프라임브로커리지·대출·스테이킹 등으로 수익원이 확대되면서 단순 '거래 수수료 장사'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들도 장기적으로는 기관 시장 개방 없이는 성장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며 "법인 참여 허용과 제도권 편입 논의가 지연될수록 글로벌 거래소와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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