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문 두드리는 韓 가상자산 업계…342조원 시장 '정조준'

두나무 MB은행 PoC·빗썸 사이공증권 접촉…거래소·인프라 동시 진출 움직임

21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의 모습. 2025.1.21 ⓒ 뉴스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황지현 기자 = 국내 가상자산(디지털자산) 업계가 동남아 핵심 시장으로 떠오른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2분기부터 인가 기반 가상자산 거래소를 시범 운영하며 시장 제도화에 나서면서 거래소와 인프라 기업들의 현지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김형년 부회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순방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해 지난 22일(현지시간) 베트남 군인상업은행(MB은행) 및 현지 파트너사들과 만나 현지 기술검증(PoC)을 완료했다.

이번 PoC에서는 베트남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가상자산거래소 서비스와 함께 은행 입출금 기능까지 시현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나무는 앞서 MB은행과 협력해 베트남 내 거래소 설립 및 운영 인프라 구축 방안을 논의해온 바 있다.

빗썸 역시 지난달 베트남 대표 증권사 중 하나인 사이공증권(SSI)의 응우옌 유이 흥 회장 및 경영진과 만나 현지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인프라 기업도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컴플라이언스 기업 보난자팩토리는 MB은행과 함께 베트남 동(VND) 기반 입출금 연동 PoC를 마치고 상용화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검증은 가상계좌, QR 이체, 펌뱅킹 등 입출금 방식을 실제 운영 환경에서 구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보난자팩토리는 자사 입출금 검증 솔루션 '트랜세이퍼(TranSafer)'를 베트남 은행 시스템에 맞춰 적용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베트남 시장의 성장성과 맞물려 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베트남의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연간 약 2300억 달러(약 342조원)에 달하고 아시아태평양 3위, 글로벌 4위 수준의 시장으로 부상했다. 인구의 약 20%가 가상자산을 보유하거나 거래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상당 부분의 거래는 바이낸스·바이비트 등 해외 거래소를 통해 이뤄져 왔다. 감독 사각지대와 과세 공백이 구조적으로 누적되면서 베트남 당국은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일 필요성을 절감해 왔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올해 2분기부터 약 5년간 가상자산 거래소 파일럿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일정 요건을 갖춘 기업에 거래소 운영을 허용하고 은행 연계 및 투자자 보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불법·비공식 거래를 줄이고 자금세탁 방지와 시장 투명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이번 기술검증은 가상자산 거래 시스템이 베트남 금융 인프라와 유기적으로 결합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MB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거래소 서비스와 은행 입출금 연동까지 시현해낸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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