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인으로 '무역 결제'…금융 제재 피한 결제수단 급부상
러시아, 가상자산 '재산' 인정…무역 거래서 결제 허용
금융 제재로 막힌 결제망 우회…가상자산 실사용 확산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러시아가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무역 결제에 활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며, 가상자산의 활용 범위가 투자에서 결제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투자 자산에 머물던 가상자산이 국가 단위의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27일 더블록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은 최근 가상자산 규제 법안을 1차 독회에서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가상자산을 '재산'으로 규정해 파산이나 이혼 등 법적 분쟁에서 보호받도록 했다. 또 일반 투자자들의 연간 매수 한도를 설정하고, 시장 참여자에 대한 인허가 권한을 러시아 중앙은행이 맡는 내용도 포함됐다.
주목할 점은 해외 거래에만 가상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점이다. 해당 법안은 향후 2·3차 독회와 상원 승인, 대통령 서명을 거쳐 오는 7월 시행될 예정이다.
핵심은 '국내 금지·해외 허용' 구조다. 루블화 중심의 통화 질서는 유지하면서도 대외 무역에선 가상자산 결제를 허용해 기존 금융망을 보완하는 형태다. 서방 제재로 국제 결제망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 대안 결제 수단을 제도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기존 금융망 대비 효율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부각된다. 글로벌 금융망의 핵심인 스위프트(SWIFT)는 처리 속도가 느리고 중개 비용이 높다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금융 제재가 강화돼 기존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는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중개 기관 없이도 빠르고 저렴한 거래가 가능하고, 24시간 운영된다는 점에서 기존 금융 인프라 대비 경쟁력을 갖춘다. 특히 가격 변동성이 낮은 스테이블코인은 무역 결제 등 실사용 영역에서 활용도가 높은 자산으로 평가된다.
실제 세계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고물가 국가에서는 법정화폐 대신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금융 제재를 받는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가상자산 활용 가능성이 확대하는 모습이다.
결국 이번 조치는 가상자산이 투자 자산을 넘어 실질적인 결제 수단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국가 차원에서 가상자산 결제를 제도권에 편입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결제 인프라 변화 흐름을 반영한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가상자산이 제재 회피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럽연합은 러시아 개인 및 법인과 일정 규모 이상의 가상자산 거래를 제한하는 등 규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제재 대상이 가상자산을 통해 자금을 이동하거나 환전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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