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는 줄었는데…매출 31% 뛴 빗썸, '렌딩 서비스' 한 몫 했다

렌딩 서비스 위탁 운영으로 입점 수수료 받아…매출 상승분의 10% 차지
점유율 상승 영향도…가상자산 전체 거래 규모 줄었는데 빗썸은 늘어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삼성점. 2026.2.12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블록체인전문기자 = 국내 '톱2'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두나무)와 빗썸이 지난해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1위 사업자인 두나무는 매출이 10% 줄어든 반면 2위인 빗썸은 31%나 뛰며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전체 거래대금은 전년(2024년) 대비 줄었다. 두나무는 거래대금 감소의 영향을 받았지만, 빗썸은 점유율 상승과 더불어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렌딩 서비스 위탁 운영을 강행해 시장 위축 충격을 피해간 것으로 파악됐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빗썸의 지난해 매출은 6513억 원으로 전년(4963억 원) 대비 31.2%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635억 원으로 전년(1336억 원)보다 22.3% 늘었다. 다만 보유 가상자산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과 처분손실이 반영되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51.8% 감소했다.

반면 두나무의 지난해 매출은 1조 5578억 원으로, 전년(1조 7315억 원) 대비 10.04%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8692억 원으로 전년(1조 1863억 원)과 비교하면 약 26.7% 줄었다.

두나무는 전체 가상자산 거래대금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최근 발표된 금융위원회의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일평균 거래 규모는 상반기 6조 4000억 원, 하반기 5조 4000억 원이었다. 2024년에는 상반기 6조원, 하반기 7조 3000억 원이었다. 지난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 전체 거래대금이 전년 대비 줄어든 셈이다.

하지만 빗썸은 거래대금 감소의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공격적 영업을 통한 점유율 상승과 더불어 렌딩 서비스 위탁 운영의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우선 빗썸의 시장 점유율은 마케팅 효과가 두드러졌던 지난해 2분기를 기점으로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하더라도 20% 선에 머물렀던 점유율은 2분기부터 상승 흐름을 타 하반기에는 꾸준히 30%대를 유지했다.

전체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줄었으나, 빗썸의 거래 규모는 점유율 상승으로 오히려 불어났다. 거래 규모는 수수료 매출에 반영된다. 빗썸의 지난해 수수료 매출은 약 6363억 원으로, 전년(4964억 원) 대비 1400억 원 가량 늘었다.

이런 가운데 렌딩 서비스 위탁 운영도 매출 상승에 한 몫 했다. 2024년 2억 8000여만원에 불과했던 빗썸의 기타매출은 지난해 약 150억 60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기타매출은 렌딩 서비스 위탁 운영업체로부터 받은 입점 수수료와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로부터 받은 시세조회 수수료로 구성된다.

시세조회 수수료가 기존에도 존재했던 것을 고려하면 기타매출이 148억 원 가량 늘어난 것은 사실상 랜딩 서비스 덕분이다. 렌딩 서비스 입점 수수료로 올린 매출이 전체 매출 상승분(1550억 원)의 약 10%를 차지하며 실적 개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이다.

기타매출의 비중도 기존 0.06%에서 2.31%까지 불어났다. 수수료 매출의 비중은 99.94%에서 97.69%로 줄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수수료 매출 비중이 99%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매우 큰 변화다. 업비트를 비롯한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여전히 99% 비중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빗썸도 2024년까지 매년 수수료 매출의 비중이 99.9%를 벗어나지 못했다. 렌딩 서비스 위탁 운영을 한 덕에 수익 다변화에 성공한 셈이다.

다만 빗썸은 현재 위탁 운영을 종료한 상태다. 기존 위탁 운영 방식의 빗썸 렌딩 플러스는 이용자의 자산을 담보로 최대 4배까지 가상자산을 빌려줘 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나 과도한 레버리지 비율로 규제 리스크에 놓였다.

결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의 제3자 위탁을 금지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빗썸 렌딩 서비스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빗썸은 가이드라인 발표 후에도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위탁 운영을 지속했고,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DAXA, 닥사)가 자율규제 위반을 근거로 경고 조치를 취한 후에야 자체 운영으로 방식을 바꿨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