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인으로 '주담대' 받는다…증시 넘어 주택금융 파고든 가상자산
"코인 맡기고 집 산다"…코인베이스, 비트코인·USDC 담보 '주담대' 출시
美 국책 기관 '패니메이' 보증 구조 적용…"계약금 부족 문제 해결"
- 최재헌 기자
(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을 담보로 내 집 마련을 위한 자금을 대출받는 시대가 열렸다. 미국 정부 보증 주택담보대출 기관인 패니메이가 가상자산 담보 대출을 승인하기로 하면서다. 지난 2024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이어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증시를 넘어 주택금융 영역으로까지 확산하는 모습이다.
26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는 패니메이가 승인한 주택담보대출 업체 '베터 홈 앤드 파이낸스(이하 베터)'와 협력해 가상자산을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한다. 패니메이도 해당 서비스를 승인할 예정이다.
이용자는 베터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계약금을 현금 대신 가상자산으로 충당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 지갑에 보유한 비트코인(BTC)이나 스테이블코인 유에스티코인(USDC)을 담보로 맡기는 방식이다.
해당 상품은 패니메이가 보증하는 '적격대출' 구조로 설계했다. 적격대출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 일정 기준을 충족한 대출을 보증하는 형태로, 기존 주담대와 같은 수준의 안전장치와 규제가 적용된다.
가장 큰 특징은 이용자가 가상자산을 매도하지 않고도 계약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상자산을 현금화할 경우 세금이 발생하고 절차도 복잡하지만, 이번 상품은 코인베이스 지갑에서 베터의 지갑으로 자산을 이동하는 방식이라 부담을 줄일 수 있다.
USDC를 담보로 활용할 경우 기존에 받던 이자 보상도 유지된다.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해도 원리금만 정상적으로 납부하면 대출 자체에는 영향이 없다.
이번 상품은 대출 시 현금은 부족하지만 다른 자산을 보유한 이용자들을 겨냥했다. 비샬 가그 베터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가구의 약 41%가 충분한 계약금을 마련하지 못해 주택 구매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저축이나 투자자산은 있지만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에는 자산 매각 과정에서 법적·세무 절차가 복잡했지만, 이제는 가상자산을 커스터디 지갑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간소화할 수 있다"며 "이를 더 일찍 도입했으면 약 400억 달러 이상의 추가 대출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인베이스 측도 "비트코인과 USDC를 보유한 이용자가 자산을 팔지 않고도 주택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러한 방식은 기존 고액 자산가들이 활용해 온 금융 구조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은 증시를 넘어 주택금융 영역까지 확대하는 모습이다. 지난 2024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기관 투자뿐 아니라 실생활 금융 영역에서도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 미국 주택담보대출 기관 뉴레즈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주담대 심사 과정에서 '적격 자산'으로 인정한 바 있다.
코인베이스와의 협업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으로 치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정책금융기관과 협력해 코인을 담보로 한 주택대출 상품을 내놓은 셈이다. 다만 한국은 지난 2017년부터 '금가 분리(금융·가상자산) 원칙'이 적용돼 이러한 상품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인베이스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핵심 금융 시스템에서 가상자산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제는 이론을 넘어 실생활 도입 단계로 나아가고 있으며 금융 시스템과의 통합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chsn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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