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조처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제한, 위헌 소지…대안 검토 필요"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 1077만 명…주주 이해상충 우려는 인정
"지분제한, 재산권·기업 활동 자유 침해 가능성…대안 추가 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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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을 둘러싼 논쟁이 2단계 입법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입조처)가 지분 제한에 대해 헌법상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어 다른 대안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입조처가 의원실을 통해 지분 제한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간접 전달한 적은 있지만, 보고서를 통해 직접 입장을 정리한 것은 처음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 1077만 명…주주 이해 상충 우려는 인정

입조처는 지난 26일 발간한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무엇이 쟁점인가?' 보고서를 통해 "지분 제한의 필요성과 헌법적 쟁점, 산업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입법 과정에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보고서는 지분 제한이 논의되는 배경으로 △시장 규모 확대 △거래소 인가제 도입 논의 △이해 상충 문제를 제시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 이용자는 약 1077만 명에 달한다. 일평균 거래 규모도 6조 400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시장이 급격히 확대해 거래소의 운영 리스크가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입조처는 "거래소 해킹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 한 바 있으며, 최근엔 한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로 시세가 큰 폭으로 변동했다"며 "거래소 운영 문제가 이용자에게 피해를 초래하고 가격 형성과 시장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입조처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중개, 자산 보관, 상장 등을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에도 주목했다. 이는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특정 주주에게 지분이 집중되면 이해 상충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회와 정부는 디지털자산기본법 2단계 입법을 통해 거래소 진입 규제를 현행 신고제에서 인가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에 준하는 지분 제한 규제도 거론되고 있다.

"지분 제한, 재산권·기업 활동 자유 침해 가능성…대안 추가 검토 필요"

다만 입법조사처는 지분을 직접적으로 제한하면 헌법적 쟁점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입조처는 "지분 보유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은 재산권(헌법 제23조)과 기업 활동의 자유(제15조)를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며 "과잉금지 원칙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의결권 제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내부통제 강화 등 다른 수단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지분 자체를 제한하는 방식이 필요한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주주에게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신뢰 보호 원칙 및 소급입법 금지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형성된 지분 구조에 변화를 강제할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입조처는 "가상자산거래소는 인프라 요소를 일부 갖고 있으나, 그 성격과 정도를 대체거래소와 동일하게 볼 수 있을지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체거래소는 제도 설계 단계부터 공적 기능을 전제로 도입됐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는 사후적으로 규제가 논의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경쟁 환경과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과도한 규제가 거래소 경쟁력과 혁신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입법조사처는 이러한 문제를 고려해 경과규정, 유예기간 설정, 단계적 적용 등 '완충 장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입법조사처는 "지분 제한 규율은 이용자 보호와 산업 혁신이라는 두 목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입법 목적을 명확히 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hsn12@news1.kr